조 바이든

데스크의 주장

2020-11-09     이재경 기자
이재경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게는 최연소, 최초, 최고령 등 여러 가지 수식어가 붙는다.

그는 1942년 11월 20일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든에서 태어났다. 열 살 때 델러웨어주로 이사를 했는데 이곳이 그에게 36년간 의원직을 지내게 되는 정치적 고향이 된다. 델러웨어대학을 졸업한 그는 1968년 시러큐스대 로스쿨을 졸업해 변호사 활동을 하다가 지방의회에 발을 들여놓은 뒤 1972년에 공화당 현역의원을 물리치고 현대 미국사에서 최연소 상원의원이 되는 기록을 만들었다. 이후 정치적으로 순탄한 길을 걸었다. 7선의 상원의원 경력에다 오바마 정부에서 8년간의 부통령을 지내는 등의 `관록'이 오늘날 그를 미국 대통령이 되게하는 밑거름이 됐다.

그는 또 미 역사상 최초로 흑인 대통령 후보의 러닝메이트가 되어 권력을 창출한 정치인이기도 하다. 2008년 버락 오바마와 짝을 이뤄 백악관 입성을 도왔다. 당시 만 47세의 젊은 오바마 후보에게는 자신에 대한 거부감을 보완할 인물이 필요했다. 오바마는 `경륜이 있고 외교안보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백인'을 원했다. 당시 후보군은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팀 케인 버지니아 주지사, 조 바이든 등 3명. 바이든 당선자는 당시 이들중 최고령(66세)이었는데 오바마는 경륜과 함께 외교안보 분야에서 자신을 보완해줄 적임자라고 판단해 바이든을 선택했다. 7선의 상원의원 경력에다 외교위원장으로서의 경험 등을 높이 샀다. 팀 케인 주지사가 강력하게 오바마에게 러닝메이트 낙점을 요청했으나 오바마는 케인에게 “가슴은 당신을 뽑으라고 하는데 머리(이성)는 바이든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오바마는 선거전에서 바이든을 적극 활용해 유색인종에 대한 거부감을 상쇄하고 부족한 대외 정치 경험을 보완하며 낙승을 거뒀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이번 미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역사상 최고령의 미국 대통령이 된다. 내년 1월20일에 취임을 하게 되는데 만 78세 2개월의 나이에 백악관에 입성하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직전 최고령 대통령은 1985년 73세에 재선에 성공해 취임한 로널드 레이건(1911~2004) 전 대통령이다. 레이건은 1981년에 처음 대통령에 당선됐는데 이 때 그의 나이가 69세11개월. 당시 미국 사회는 고령인 그가 대통령직을 잘 해낼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번에 `견원지간'처럼 치열하게 격돌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만 71세의 나이로 백악관에 입성, 역대 세 번째 최고령 대통령이 됐다.

바이든이 앞으로 무탈하게 4년 동안 임기를 마치게 되면 역시 만 82세에 대통령직을 유지한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된다.

흥미로운 것은 최근 미국 사회가 대통령 후보자들의 `고령'을 문제 삼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오래전 레이건이 대선에 도전할 때만해도 신랄한 비판을 받았으나 급속히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나이는 건강과 별개의 문제로 따지지 않는 시대가 돼버렸다. 하긴 미국은 대법관 종신제를 채택하고 있을 정도이니.

트럼프가 재선에 실패하면서 우리 정부의 셈법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외교안보와 통상경제 분야 정책의 대 전환이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행인 건 바이든이 지한파라는 점이다. 그는 오래전 상원의원 시절부터 한국과 인연을 이어왔다. 한반도 평화 시대를 앞당기면서 대외 통상 분야에서 최대한 우리의 실익을 찾을 수 있는 묘안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