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세발 1

낮은자의 목소리

2020-09-24     무각 스님 괴산 청운사 주지
무각

 

생각을 끊어 버린다는 마음 또한 집착입니다.

외부뿐 아니라 내부로 향한 생각도 모두 끊어야 만이 비로소 집착 없이 깨인 마음으로 당당한 주인공도 될 수가 있습니다.



무문관 공안으로 보는 자유로운 선의 세계로 여러분과 함께 할 괴산 청운사 여여선원 무각입니다.

이 시간에 탁마할 공안은 제법실상형인 무문관 제7칙 조주세발(趙州洗鉢) 1입니다.



趙州(조주)가 因僧問(인승문) 某甲(모갑)이 乍入叢林(사입총림)이니 乞師指示(걸사지시)하라.

州云(주운)하되 喫粥了也未(끽죽요야미)니다.

僧云(승운)하되, 州云(주운), 洗鉢盂去(세발우거)아한되. 其僧(기승)이 有省(유성)하다.



조주 선사께 한 스님이 물었습니다. “제가 총림(선방)에 처음 왔는데 잘 가르쳐 주시길 바랍니다.”하니 조주 선사가 “죽을 먹었느냐, 아직 안 먹었느냐?”라고 물었습니다. 그 스님이 “죽을 먹었습니다.” 라고 대답하자, 조주 선사가 다시 물었습니다. “그러면 발우는 씻었겠구나.” 그 말에 그 스님은 바로 깨쳤습니다.



評唱

無門曰(무문왈) 趙州開口見膽(조주개구견담)에 出心肝(노출심간)하니 者僧聽事不眞(자승청사부진)하여 喚鐘作甕(환종작옹)이로다.



무문 선사께서 말씀하시기를 조주선사가 입을 여니 쓸개도 보이고 심장도 보이고 간장도 휜히 드러났구나! 그런데 이 스님은 참된 것은 듣고도 모르니 종을 가리켜 오지항아리라고 잘못 부르는 격이로다.





頌曰(송왈) 只爲分明極(지위분명극)하여 令所得遲(번령소득지)하니 早知燈是火(조지등시화)오 飯熟已多時(반숙이다시)로다.

너무 분명하기 때문에 오히려 바로 깨침이 더디다는 말입지요. 등이 곧 불이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린다면 밥은 이미 다 된 지 오래라는 말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무문관 제7칙 조주세발(趙州洗鉢) 1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여기 충청타임즈와 함께 하시는 모든 분들이 지극히 행복하고 즐거운 주인공의 삶을 영위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