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에서 `큐브로' 큐브에서 `관계로'

김재관 작가 개인전 … 서울 통인화랑서 27일까지 정방형 해체 … 자유로운 기하학적 추상세계 표현

2020-09-01     연지민 기자

 

“나의 추상세계의 아이콘이었던 정방형의 세계를 해체하고 더욱 자유스러운 기하학적 추상세계를 유영하고 싶다.(중략) 통인 화랑 개인전을 기점으로 다시 `큐브 시리즈'에서 `관계 시리즈'로 변화를 맞게 되었다.”

- 작가 노트 중에서

기하학적 추상회화로 자신의 작품세계를 구축한 김재관 작가(사진)가 서울 통인화랑에서 개인전을 오는 27일까지 개최한다.

`관계에서 큐브로, 큐브에서 관계로'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상상의 기하학적 추상회화에서 자유로운 이미지로 자신의 작업을 표현하고 있다.

김재관 작가는 “예술이라는 것은 좀 더 인간적인 좌절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힘에 겨운 삶의 존재와 경험을 통하여 비로소 신념과 회의와 겸허함을 배우는 것”이라며 “예술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눈에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생각 속에 있는 허상을 끄집어내어 새로운 이미지로 만들어 내기도 하고 철학적 이치와 개념을 지닌 `생명'을 탄생시키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멀티플 큐브, 왜곡된 입방체(distorted cube), 수학적 질서들을 새로운 형태의 율(律)과 색으로 자유스럽게 표현하고 싶다”며 “큐브 시리즈에서 `관계 시리즈'로 변화를 맞게 된 의미는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과거에 완성하지 못했던 개념과 방법에 대한 재발견(Rediscovery)과 새로운 모색((Thinking)의 출발점이다”고 덧붙였다.

김 작가의 기하학은 가시적 실체는 아니지만 추상적 실체이다. 그리드와 방형에서 출발한 작품세계는 몇 단계의 변화를 거쳐 최근에는 `왜곡된 기하학'의 아름다움에 함몰되어 있다.

미술평론가 김복영 박사는 “김재관의 작품은 생명과 우주의 창조 신화를 엿보게 하는 허구로서의 공간을 시사하며 방형에 내재된 회화적 가능성을 짚어보게 한다. 그는 방형을 구성하는 백터를 실재에 대한 기표로 해석하고자 할 뿐만 아니라, 특히 픽션과 흔적에 의해 세계(실재)를 해석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윤진섭 미술평론가는 “마치 퍼즐을 풀듯이 수많은 경우의 수를 담고 있는 그의 작품들은 딱딱해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비의적으로 느껴진다. 마치 우주발생 당시의 신비로운 상태로 환원하기라도 하듯 존재의 근원을 향한 김재관 작가의 지적 탐색은 계속 될 것이다”고 평했다.

한편 김재관 작가는 홍익대학교 대학원 서양화 전공 졸업했다.

2017년 영은미술관(경기 광주·한국), 2013년 문신미술관(창원·한국), 2012년 팔레트서울 갤러리(서울·한국), 2010년 그림손 갤러리(서울·한국)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2012년 제11회 문신미술상, 2019년 하종현미술상 특별작가상을 수상했다. 현재 (사)한국사립미술관협회 회장, 쉐마미술관 관장을 맡고 있다.



/연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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