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반기문표' 만들기
2007-05-24 충청타임즈
지역사회에는 알려진 얘기들이긴 하지만 '반기문 총장의 노래'라든지, 큰바위 얼굴 조각공원에 설치하는 대형 조각상이며, 출생지인 음성군과 학창시절을 보낸 충주시가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는 '유엔 사무총장 출생지 음성에서 함께 하는 제1회 반기문 전국마라톤 대회'라는 긴 이름의 마라톤대회, 반 총장 생가마을을 복원하는 반기문 관광상품, 790억 원짜리 '유엔평화공원' 등 봇물처럼 쏟아내고 있는 소위 '반기문표' 사업들이 과연 성공을 거둘 것인지 의문일 뿐만 아니라 앞의 지적처럼 되레 흠집을 내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그런데 '반기문표' 경쟁대열에는 시·군 뿐이 아니다. 정우택 충북도지사도 이번 미국방문 중에 반 총장을 만나 청주국제공항을 '반기문 국제공항'으로 명명하겠다고 제의했다가 거절당하는 등 '반기문표 브랜드' 대열에 나서고 있어 충북사람들은 온통 반기문표에 매달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돈벌이라면 무슨 짓인들 못할까보냐는 세상이지만, '반기문표'가 돈벌이가 될 것인지, 과연 이러한 생각들이 올바른 것인지 의문이다. 뿐만 아니라 '반기문표'를 만들어 돈벌이에 이용하려는 얄팍한 장삿속 보다는 그가 국제사회에서 훌륭하게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지켜보고 후원하는 것이 우선이지, 출신지역에서 벌이는 무분별한 '반기문표' 만들기가 부담을 주는 것이어서는 안 될 일이다. 또 한 인물을 평가하고 기리는 일은 그의 사후, 관 뚜껑을 닫은 후에야 비로소 이뤄지는 것이 상례이다. 예로부터 비(碑)를 세우는 일은 엄격히 사후에 이뤄짐으로써 그릇됨이 없도록 했음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