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쿠나마타타

데스크의 주장

2020-06-30     하성진 기자
하성진

 

고약하고 고약한 코로나19. 모든 이의 염원과 달리 그 기세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수은주가 30도를 넘는 여름이 오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일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그저 희망 사항에 불과하다.

확진자 숫자는 줄었다 늘었다를 반복하고 있다. 결국 코로나19라는 `매우 불편하고도 힘든 놈'과 백신이 나올 때까지는 함께 해야 할듯 싶다.

코로나19는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를 바꿔놓았다. 다양한 변화 가운데 가장 체감하는 것은 경제위기다.

퀵서비스기사, 대리운전기사 등 특수고용노동직부터 재래시장 상인, 중소기업, 굴지의 유망기업까지 모두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침체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각종 통계가 코로나19의 무서운 여파를 보여주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5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달 마지막 영업일 기준으로 국내 1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는 1830만9000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만1000명(1.7%) 줄었다.

지난 4월(-36만5000명)에 이어 30만명대 감소가 이어졌다는 얘기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의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업은 15만5000명(12.1%) 줄었고, 학원을 포함한 교육서비스업은 6만9000명, 도·소매업은 6만3000명 감소했다.

상용직 노동자가 14만명(0.9%), 임시·일용직은 10만1000명(5.5%) 줄었다고 한다.

특수고용직을 포함한 기타 종사자도 6만9000명(5.9%) 감소했다.

IBK기업은행 산하 IBK경제연구소의 발표 자료를 보면 5월 27~6월 9일 종사자 수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 1000곳 가운데 82.0%가 코로나19로 피해를 봤다고 답했다. 중소기업 5곳 중 4곳이 코로나19 사태로 직·간접적인 피해를 본 것이다.

농촌 현장에서도 아우성이 커지고 있다. 충북 도내 농가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일손을 구하지 못한 탓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고 한다. 3개월 취업 목적으로 입국하는 계절근로자를 신청해도 코로나19 탓에 단 1명도 받지 못했다.

여기에 갑작스러운 이상저온으로 냉해까지 입으면서 농민들의 표정은 울상이다.

노인들은 무더위를 피해 오갈 데가 없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하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감염 확산 차단을 위해 `무더위 쉼터'를 폐쇄한 탓에 갈 곳을 잃은 노인들은 집에만 갇혀 지내고 있다.

코로나19로 잔뜩 긴장한 채 유치원을 찾은 아이들은 `햄버거병(용혈성요독증후군(HUS))'이라는 또 다른 공포에 떨고 있다. 경기도 안산시 유치원의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확진자가 58명이나 됐다.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나 유치원이 정작 방역 사각지대가 돼버렸다.

코로나19는 모두를 힘들게 하고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하루가 희망적이기보다 근심과 걱정이 앞선다.

수일 전 한 지인과 대화하던 중 영화 `라이온 킹' 얘기가 나왔다. 자녀들과 두 번을 본 영화였다. 인상 깊었던 말이 생각났다. `하쿠나마타타'. 케냐와 탄자니아, 우간다 일부 지역에서 통용되는 스와힐리어다.

라이온 킹 영화 중반 왕국에서 쫓겨난 어린 사자 심바는 미어캣 티몬과 멧돼지 품바를 만난다.

티몬과 품바가 말했다. `근심, 걱정은 떨쳐버려! 모든 것이 잘될거야!'라는 긍정의 메시지인 하쿠나마타타를.

코로나19로 절망과 무기력에 빠져 있지만, 오늘 하루 하쿠나마타타를 외치며 시작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