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그림자

타임즈의 시 읽는 세상

2020-01-15     연지민 기자

 

오 규 원

외딴 집이 자기 그림자를 길게 깔아놓고 있다
햇빛은 그림자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밖으로 조심조심 떨어지고 있다
바람도 그림자를 밀고 가지 않고 그냥 지나간다
그림자 한쪽 위로 굴러가던 낙엽들도 몸에 묻은
그림자를 제 자리에 두고 간다

# 시에서 평화로운 풍경화를 보는 것 같습니다. 외딴 집의 그림자를 밟지 않으려는 햇빛의 거리도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둘 사이를 끼어들지 않고 무심한 척 지나가는 바람의 배려도 느껴집니다. 우리는 인간만 생각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사람들만 양보하고 배려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든 사물은 동등합니다. 동등한 존재라는 시선으로 바라볼 때 자연은 더 아름답게 펼쳐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