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눈바위

타임즈의 시읽는 세상

2019-09-04     연지민 기자

 

이 안

네발나비가 나풀나풀 날아와 바위에 앉았어
접었던 날개를 펴자
반짝!
바위가 눈을 뜨지 뭐니

바위는 이때 나비가 본 모든 것을 본 거야
그렇게 딱 한 번 본 것을
오래 맛보느라
바위는 오늘도 눈을 감고 있는 거지

# 묵묵한 바위에도 눈(目)이 생기는 날이 있습니다. 나비가 찾아오는 날입니다. 세상에 툭 내던져진 바위에게 나비는 가벼운 날갯짓으로 세상의 눈이 되어줍니다. 접었다 펼치는 찰나의 순간이 바위에게는 영원이자, 생명체로 살아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눈을 감고 딱 한 번 본 세상을 음미하고 있는 바위의 모습을 떠올려봅니다. 엷은 미소가 입가에 번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