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과수화상병 걷잡을 수 없이 번진다

충주 이어 제천·음성 등 확산세 심각 … 71곳 확진 판정 20곳은 정밀진단 중 … 작년 피해액 152억 넘어설 전망 다음달 중순까지 발생 우려 … 과수 생산기반까지 `흔들'

2019-06-18     석재동 기자
송용섭

 

충북지역의 과수화상병 피해가 심각하다.

치료약제가 없어 충북에서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지난해 피해액 152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달 24일 충주에서 처음 발생한 과수화상병은 도내 사과·배 등 과수 생산 기반을 위협하고 있다.

충주에 이어 제천과 음성에서 잇따라 발생하며 확산하고 있다. 치료약제가 없는 데다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으로 7월 중순까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충북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도내에서 과수화상병 확진 판정을 받은 과수원은 71곳이다.

충주시 41곳, 제천시 28곳, 음성군 2곳으로 피해 면적은 49.66㏊다. 이 중 44곳(30.6㏊)은 매몰 작업을 마무리했다.

피해(152억원)가 가장 컸던 지난해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과수화상병은 2015년 충북에서 처음 발생한 후 잠잠하다가 2018년 다시 발생했다.

충주 동량·앙성면 3곳과 제천 두학동·백운면 32곳 등 35곳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모두 사과 과수원으로 각각 1.5㏊와 27.7㏊가 피해를 봤다.

현재 간이진단 결과 양성이 나와 정밀진단이 진행 중인 과수원은 20곳에 달한다. 피해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치료약제나 효과적인 방제약이 없다는 점이다. 과수화상병이 발행하면 신속하게 매몰 처리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감염 여부를 판단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개방된 과수원에서 발생하는 데다 전염 원인도 다양해 차단에 어려움이 있다.

충북농기원은 곤충, 비, 바람 등 자연적인 전파, 전지·전정, 적화·적과 작업 등 사람에 의한 감염, 묘목 감염 등을 발생 경로로 꼽았다.

발병 환경이 좋아진 것도 악재다. 외부 기온이 25~29도일 때 병원균 증식이 활발해지고 나무의 조직이 약화됐을 때 병원균이 활성화한다.

병원균이 수년간 잠복해 있다가 기상 조건이 좋아졌을 때 발현하기 때문에 전염을 막기도 쉽지 않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3~8년 전부터 감염된 묘목에서 병원균이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를 종합해 볼 때 기존 발생 지역인 충주와 제천을 중심으로 과수화상병이 7월 중순까지 지속해서 확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농기원은 보고 있다.

송용섭 충북농기원장은 “충북도가 과수화상병 대책상황실을 직접 운영하는 등 행정력을 집중하기로 했다”며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수화상병은 사과, 배 등에 피해를 주는 세균병이다. 나무가 마치 그슬린 것처럼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말라 죽는다. 정부는 국가 검역병으로 분류해 관리한다.

/석재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