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시대! 인문학이 주는 의미는?

열린광장

2019-05-29     최병기 충북도 종무팀장
최병기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소크라테스와 함께 오후 한나절을 보낼 수 있다면, 내가 가진 모든 기술과 맞바꾸겠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의 설립자 저크버그는 “우리는 기술회사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기술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인문학적 상상의 세계가 페이스북의 지향점임을 강조한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위한 인문학 강좌도 열기가 뜨겁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인문학이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최근 우리나라 정치는 민생을 외면한 채 당리당략을 위해 망치와 빠루까지 등장하는 등 여야가 극한 대립을 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경제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0.3%를 기록하여 2008년 4분기 -3.3%이후 41분기만에 가장 낮았다. 사회는 청년들이 극심한 취업난 등으로 삼포세대(연애, 결혼, 출산 3가지를 포기한 젊은 세대)를 넘어 N포세대(모든 것을 포기한 젊은 세대)가 되고 있고, 일부 계층의 성폭행과 마약 투약은 젊은이들에게 헬 조선을 외치게 하고 있고, 일반 서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살아가야 할 이유와 목표를 상실한 이 시대에 우리에게 새로운 희망과 살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무엇일까?

나는 감히 인문학이라고 말하고 싶다. 인문학 및 인문정신문화 진흥에 관한 법률 제3조는 “인문이란 인간과 인간의 근원문제 및 인간의 사상과 문화를 말하고, 인문학이란 언어학·문학·역사학·철학·종교학 등의 학문…”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연세대 김상근 교수는 “인문학은 인간의 변하지 않는 가치를 성찰하고 그 가치의 본질을 탁월함의 추구로 실천하는 것이다” 라고 말한다. 인문학은 목표를 상실한 사회에서 내면세계의 성찰을 통해 내가 누구인지 자아를 발견하고 합리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알려준다. 또한,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통해 창조적인 삶과 멋진 죽음을 알려준다.

충북도는 올해 시군과 함께 지역문화 정체성을 확립하고 도민들이 자긍심을 느끼며 도민 삶의 질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인문정신 문화를 정책 추진방향으로 삼고 3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첫째는 주체적 인문소비 강화를 위해 길 위의 인문학, 인문학 페스티벌 등 81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둘째는 인문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고 문화예술 공간의 인문적 활용 촉진을 위해 시민과 함께하는 현대 미술강좌, 가경도서관 건립 등 25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셋째는 인문을 활용한 일자리 창출 및 인문정신 문화를 담은 콘텐츠 발굴 확산을 위해 인문도시의 브랜드화, 청주형 독서문화 플랫폼 운영 등 31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컬처 엔지니어 정진홍 박사는 인문학 정신은 통찰의 힘을 길러 소란스레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흔들림없이 분명하게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인문학 및 인문정신문화의 진흥과 사회적 확산을 위하여 필요한 정책을 수립·시행하는 것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라고 인문학 및 인문정신문화 진흥에 관한 법률 제4조는 명시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문화예술을 담당하는 공무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