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타임즈의 시읽는 세상

2019-05-15     연지민 기자

 

김 선 우

그대가 밀어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속으로
꽃벌 한 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피는 것이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 듯이,

# 꽃이 만발입니다. 어디에 숨어 있던 것이기에 이리도 환할까요. 겨울을 지낸 나무에서 꽃 피는 꽃의 몸을 보면 놀랍기만 합니다. 누군가를 깨우는 사랑의 힘은 위대합니다.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게 하는 일, 그것은 내 몸속에 잠든 이를 흔들어 깨워 눈부신 꽃으로 피어나게 하는 일일 겁니다. 잠든 나를 깨우는 봄이 되길 기다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