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즈의 시읽는 세상

2019-01-09     연지민 기자

 

안 도 현

내게 땅이 있다면
거기에 나팔꽃을 심으리
때가오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보랏빛 나팔소리가
내 귀를 즐겁게 하리
하늘속으로 덩굴이 애쓰며 손을 내미는 것도
날마다 눈물 젖은 눈으로 바라보리
내게 땅이 있다면
내 아들에게는 한 평도 물려주지 않으리
다만 나팔꽃이 피었다 진 자리에
동그랗게 맺힌 꽃씨를 모아
아직 터지지 않은 세계를 주리

 


#새해가 시작되고 하루하루가 등 뒤로 쌓이면서 새날도 일상이 되어갑니다. 어둑한 경제 그늘에 꿈과 희망도 쉬이 품기 어려운 시절입니다. 하지만 희망은 꿈을 꿀 때 기약할 수 있습니다. 씨앗을 심고, 씨앗이 자라나길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이 꽃을 피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희망의 씨앗을 심으실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