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세계 결핵의 날'을 맞으며

2007-03-23     충청타임즈 기자
흔히 '옛날의 질병'으로 인식돼 극소수의 환자들에게나 '심각한' 질병으로 여겨지고 있는 결핵. 하지만, 아직도 무서운 속도로 퍼져나가면서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24일 '세계 결핵의 날'을 맞으면서 미디어들이 보도하고 보건당국이 일과성 행사를 펼치면서 다시 '잠깐'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정부는 '결핵퇴치 2030 계획'을 냈지만, 결핵환자는 오히려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낸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5년 우리나라에서 결핵으로 사망한 사람들은 2893명이다. 인구 10만명 가운데 5.9명이 이 질병으로 생명을 잃었다. 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단연 1위다. 2007년 현재 활동성 결핵환자는 무려 14만 2000명에 이른다. 국민 341명당 1명이 결핵환자라는 이야기다. 충북의 경우도 2006년 기준 실제 결핵환자 수는 1539명으로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20대의 결핵 신환자수가 높고, 결핵환자의 73.9%가 생산연령계층에 분포돼 있는 것은 '국민건강'이란 문제에서 그치지 않는다. 정부와 지자체, 국민 모두가 이를 심각한 사회·경제적인 현안으로 인식해야 한다.

결핵이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데도 정부는 결핵에 대한 대 국민 홍보와 교육을 수십년 동안 소홀히 해 왔다. 그러는 사이 결핵은 후진국에서나 생기는 질병쯤으로 인식돼 왔다. 정부와 지자체는 결핵이 '지금 여기 나와 이웃과 함께 있는' 질병으로 새롭게 인식하도록 국민들에게 적극 교육하고 홍보해 나가야 한다. 대한결핵협회는 올해 결핵환자의 조기발견을 역점사업으로 삼고 이를 홍보할 예정이다. 여기에 결핵에 대한 무관심과 편견을 없애는 일 또한 병행돼야 할 것이다.

결핵이 무서운 것은 환자가 자각하지 못한 채 진행돼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고 지속적으로 치료한다면 결핵은 완치될 수 있다. 보건소와 결핵연구원, 결핵관리본부에 의해 운용되고 있는 현재의 결핵정보감시 체계로는 결핵환자의 조기발견이 어려운 현실이다. 병원 등이 환자의 조기발견과 지속적인 치료에 더 적극적으로 협조할 수 있게 결핵정보감시 체계를 서둘러 보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