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자살률, 해법은 없나

충청논단

2018-09-10     연지민 기자
연지민

 

10일은 세계 자살예방의 날이었다. 이날이 자살문제를 예방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제정된 기념일이고 보면, 세계인들의 `자살'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한국의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최고다. 자살공화국이란 오명에 반박할 수 없을 정도로 한국의 자살률은 심각하다. 2003년부터 2015년까지 OECD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에는 OECD 전체 가입국 평균 자살률(12.1명)보다도 두 배가 넘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가 지난 5월 발간한 `2018년 자살예방백서'를 보면 2016년 한국의 자살 사망자수는 1만3092명이다. 하루 평균 3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셈이다.

백서의 범위를 좁혀 전국 시·도별 자살률을 비교하면 충북은 어느 지역보다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다. 2016년도 조사에서 충북은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이 32.8명으로 전국 1위, 노인 자살률 1위, 청소년 자살률 2위를 나타냈다. 최근 도내에서 발생한 증평 모녀사건이나 옥천 일가족 살해사건뿐만 아니라, 수치적인 자살률에서도 충북의 현주소는 세계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것도 매번 전년도 집계를 넘어서고 있으니 대안 모색이 시급한 실정이다.

하지만, 해법찾기는 녹록지 않다. 수많은 이들이 자살에 내몰리고 있지만, 사회구조는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의 건강이나 경제적 위기가 자살 충동 요인으로 분석되면서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는 경향도 무시할 수 없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노인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많아지는 것을 보면 물질 만능의 자본주의가 자살을 부추기고 있음을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할 수 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정부나 충북도내 지자체들은 자살예방을 위한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수동적이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예산은 쥐꼬리다. 예산이 문제의 해결은 아니겠지만, 자살예방센터 운영만으로는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어렵다.

그런 면에서 한때 자살공화국으로 불렸던 일본의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일본은 1998년부터 2000년대 초까지 자살자 수의 증가로 골머리를 앓았다. 일본에 경제 불황이 닥치면서 연간 3만 명이 목숨을 끊을 만큼 자살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했다. 당시 일본의 자살자 중 남성이 전체의 69%, 연령별로는 40~60대가 46.5%인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경제적 원인이 자살률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후 2007년 3만3000명에 달하던 자살자 수는 2017년 2만1000명으로 감소하면서 한국에 자살공화국 1위 자리를 물려줬다. 2009년을 정점으로 일본의 자살자 수는 감소세를 보이기 시작했는데, 이는 일본 정부의 전방위적 노력의 결실이란 분석이다. 자살률을 줄이기 위해 의학과 보건의료, 복지와 교육은 물론 노동관련 정책들을 연계해 노동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자살예방정책에 실효를 거뒀다고 한다. 연간 75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6년 만에 자살률을 30% 이상 감소시킨 일본의 정책과 비교하면 160억 원대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정책이나 예산 모두 미흡하기 짝이 없다.

전문가들은 자살을 `전염병'이라고도 한다. 누군가의 자살이 연쇄작용이 되어 사회적 자살을 증가시킨다고 말한다. 국민이 없는 국가는 존재할 수 없다. 국민이 불행한 국가는 불행할 수밖에 없다. 자살을 개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함께 사는 공동체의 현실로 받아들이고 극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