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혼자 떠나는 모험이다

사서가 말하는 행복한 책읽기

2018-08-27     하은아 충북중앙도서관 사서
하은아

 

40년을 살면서 가장 마음의 여유를 찾지 못하고 살고 있다. 핑계라는 걸 알지만 일하느라 아이들 돌보느라 시간이 없다고 투정을 부린다. 핸드폰 좀 덜 만지고 침대에서 덜 뒹굴 거리면 되는데 그 시간을 포기하지 못하면서 마음에 여유가 없다는 말을 달고 산다.

그러니 꿈을 꾼다는 말은 생각지도 못한다. 꿈이 있기나 했는지 나는 하루를 잘 살아내는 것 만에도 스스로 대견해한다.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라는 말에 대한 의미를 알지만 내가 지금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조차 하기 싫다. 그럼에도 꿈을 이루려고 도전하는 사람의 모습이 방송이나 책에 비춰지면 매우 부럽다. 꿈을 이루었다는 사실보다 그 도전과 용기에 감동하고 여전히 우물 밖을 못 벗어난 것 같은 내 삶이 잠시 부끄러워진다.

텔레비전을 보았다. 외국인들이 유창한 한국말로 게스트의 고민이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토론을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게스트로 대한민국 최초 무기항 무원조 요트 세계 일주에 성공했다는 50대 아저씨가 나왔다. 세 식구가 함께 살던 집을 팔고 요트를 산 후에 세계 일주를 했다고 한다. 세계 일주를 통해서 어떤 경제적인 큰 이득을 얻는 것도 아닌데 살던 집을 팔았단다. 그의 삶이 너무 궁금했다.

`인생은 혼자 떠나는 모험이다'(김승진·쌤앤파커스·2016)는 요트로 세계 일주에 성공한 바로 그 김승진 선장의 209일간의 항해기록이다. 전직 다큐멘터리 감독답게 그의 기록은 치밀했고 독자의 감정을 살피며 감동을 이끌어내고 있었고 그의 항해가 글로 읽고 있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았다.

책을 읽는 와중에도 문득문득 그의 가정사가 시시콜콜 궁금해진다. 그가 꿈을 이루어 가는 동안 가족들은 궁핍한 생활을 한 건 아닌지. 책에서 나온 그의 딸은 늘 덤덤했다. 아빠가 꿈꾸는 것을 이루면 된다는 딸. 바쁘다며 오랜만에 바다 한가운데에서 걸려온 아빠의 위성전화를 끊는 딸. 귀여우면서도 한없이 대견하다. 나는 분명 투덜거렸을 것이다. 지금 아빠가 안정적인 직업을 구해도 부족할 시간에 항해라니 말이다.

그래도 한 사람으로서 그의 인생 모험은 참 대단하다. 200여 일 먹을 음식을 요트에 가득 싣고 GPS와 위성전화 하나 들고 바다로 뛰어드는 삶이 말이다. 앞만 보는 경주마처럼 꿈을 향해 직진하는 삶의 태도를 누구나 실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나조차도 하고 싶은 것을 하려고 한 발짝 떼는 것조차 힘이 드니 말이다. 직장도 걸리고 가족도 걸리고 돈도 걸리고. 어쩌면 이런 이유를 핑계 삼아 출발을 안 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김승진 그를 더욱 만나보고 싶었다. 불혹의 나이를 넘긴 그 시점에 하고 싶은 것을 찾아 어떤 원동력으로 꿈을 이룰 수 있는지 말이다.

9월 6일 김승진 선장이 충북중앙도서관에 온다. 그는 바다의 오묘한 맛에 관하여 그리고 그가 이루어낸 꿈에 대하여, 그의 삶에 대하여 찬찬히 풀어낼 예정이다. 그를 직접 만나 진솔한 삶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 자체가 두근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