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운찮은 부자의 증가

데스크의 주장

2018-08-08     안태희 기자
안태희

 

충북의 부자(富者)는 몇 명이나 될까.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1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가진 충북의 부자는 모두 3900명이다.
부동산 등의 자산은 포함되지 않은 것이니 충북부자들이 실제로 소유한 돈은 10억원보다는 훨씬 많을 것이다.
충북의 부자는 지난 2016년 2800명, 2017년 3400명에 이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충북의 지역내총생산이 2016년 기준 6.39% 정도 되는데, 부자의 숫자는 2년만에 39%나 늘었다.
충북의 부자숫자가 경기도 부천시(4200명)보다 적기는 하지만 부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렇지만 부자들의 자산 속성을 살펴보면 보통사람들에게는 넘을 수 없는 벽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단 부자들은 자신의 자산 중 4분의 1 정도를 현금 등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쉽게 10억원의 금융자산 중 2억5000만원 정도를 현금 등으로 집에 갖고 있는 사람들이 부자들이다.
또 부자들은 평소 한 달에 1000만원 정도의 생활비를 쓴다. 보통사람들의 한 달 수입이 400만원이 조금 넘는 것과 비교하니 큰 차이를 느낄만하다. 더구나 부자들은 은퇴한 뒤 한 달에 650만원 정도는 있어야 생활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문제는 부자의 수입구조가 근로소득보다 이른바 불로소득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부자들의 세전 연소득 2억3000만원 중에서 부동산·이자·배당소득 등 이른바 재산소득 비중이 32.3%나 된다. 일반가구의 재산소득 비중은 4.2%에 불과하다.
그러니 이런 구조적인 소득 차별에 따른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완화되기는커녕 심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1세기 자본론'으로 유명한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최근 발표한 `세계 불평등 보고서'(World Inequality Report)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1980년부터 2016년 사이 발생한 `부의 양'을 상위 1%가 27%를 독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익부' 현상은 위로 올라갈수록 더욱 두드러져 상위 0.1%는 전 세계 부의 13%를, 상위 0.001%는 전체 부의 4%를 가져간 것으로 집계됐다.
kb의 부자보고서에서 0.54%의 한국 부자가 가계 총 금융자산의 17.6%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으니 우리나라에서 부의 편중현상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부자들은 부자를 싫어하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못마땅해한다.
그러나 부자들이 월급쟁이들의 월급에서 떼가는 세금처럼 자신의 소득에 대한 세금을 제대로 내고, 불로소득에 대해 세금을 더 낸다면 그들을 혐오하는 사회적인 현상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보고서에서 눈에 띄는 것이 또 하나 있었다. 복지보다 성장이 중요하다는 응답률이 1년 새 10% 포인트 가까이 내려간 것이다. 물론 50%는 넘지만.
그러나 정작 부자도 아닌 시민들 가운데 일부는 복지 확대를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다. 가난한 아빠들이 부자 아빠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것은 아닐까.
부자 아빠도 존경받고 살 수 있고, 가난한 아빠도 기죽지 않고 자식을 키울 수 있는 경제구조를 만드는 데 힘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