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하고 공경해야

사유의 숲

2018-08-06     백인혁 원불교 충북교구장
백인혁

 

덥지만 그래도 다행인 것은 에어컨이 있어서 맺히는 땀방울을 줄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한동안은 선풍기가 열기를 식히는 중요한 도구였는데 이제는 에어컨 옆에서 보조 노릇을 하고 부채가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요즘은 기능이 떨어지거나 유행에 뒤처지면 도태되고 맙니다. 그만큼 종류도 다양하고 기능도 다양해 취향에 맞게 골라 쓸 수 있습니다. 살면서 필요한 물건들은 필요하면 바로 구입하고 늘 사용하던 물건이 고장 나면 즉시 고치고 고치기 힘들면 바로 버립니다. 물건뿐 아니라 우리가 고수하던 생활 방식도 불편하다 싶으면 바꾸어 버립니다.

이렇게 사람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며 모두의 오감을 만족시킨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떻게 해야 사람들의 오감을 만족하게 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 즉 욕구를 알아야 합니다. 자기 기준에 맞춰서는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상대방은 헤아릴 수 없이 많아 일일이 물어서 욕구를 파악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을 찾아 나의 행위를 고친다면 나를 대하는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상대방이 어떻게 대해 줄 때 싫어할까요?

서로 간에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면 어렵지 않습니다. 누구나 상대방에게 무시를 당하거나 자존심을 상하는 행위를 당했을 때 기분이 나빠지면서 싫은 마음이 불같이 일어납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상대방의 자존심을 건드리거나 무시하는 행위를 하게 될까요? 그것은 은연중 자신을 높이려는 의도가 숨어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성현의 말씀에 자신이 높아지고자 하거든 상대방을 먼저 높여 주어야 한다고 하셨지요.

모든 사람은 자신이 칭찬을 받거나 자존심을 인정받았을 때 좋아합니다. 설혹 부족해도 잘했다고 대단하다고 높여 주고 자존심을 세워 주면 사람들은 더 잘하려고 노력할 뿐 아니라 나의 장점을 찾아 칭찬하고 자존심을 세워 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상대방을 만날 때 칭찬하는 말보다는 우선 외적으로 비치는 상대방의 모습에 대해 정직하게 말한다고 단점을 먼저 지적하지요. 이런 말투는 상대방을 기분 상하게 합니다.

우리가 어떻게 해야 칭찬하는 말을 잘할 수 있을까요? 마음속에 정해진 생각이 없어야 합니다. 지금 내 앞의 상대방이 이 세상에 둘도 없는 단 한 사람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있어 내가 있고 그 사람으로 인해 나의 행복이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정말로 나에게 큰 은혜를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때 어찌 그를 소홀히 대할 수가 있겠습니까? 나의 모든 것을 좌우하는 대단한 사람이니 자연 공경하는 자세로 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 세상에 유일한 사람이니 어떠한 말로 칭찬한다 해도 누가 잘못했다고 할 수가 있겠습니까?

사람은 그렇다 쳐도 물건은 같은 것이 많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나에게 그 물건은 유일한 물건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내가 버리는 순간 그 물건이 나에게 주던 모든 이로움은 사라지고 그것이 주는 은혜도 또한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이 세상을 잘 살아나가는 비결은 나를 버릴지언정 항상 상대방을 존중하고 공경하고 사랑해야 합니다. 언제나 그 은혜가 나에게 길이 끼치도록 할지언정 순간 솟아오르는 감정을 이기지 못해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버리는 행위는 결국 나에게 해독으로 다가올 수 있음을 명심하면서 무더운 여름 잘 나시기를 염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