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인과 연

마음 가는대로 붓 가는대로

2018-08-05     류충옥 수필가·청주 성화초 행정실장
류충옥

 

111년 만의 불볕더위란다. 지금 지구는 열돔에 갇혀서 전 세계 곳곳이 열병에 헉헉대고 있다. 게다가 산불과 지진으로 재해민들은 아우성치고, 한쪽에선 기상이변의 폭우피해로 이재민들이 집을 잃고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자연재해들이 이렇게 지구를 흔들어 놓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단순히 인간이 환경오염을 시켜서라고 하기엔 규모가 너무 커져버린 것 같다. 원인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더위도 식힐 겸 극장을 찾았다. 작년 100만명 흥행에 성공한 신과 함께 1탄 죄와 벌에 이어 2탄 인과 연이 개봉되었기에 망설일 필요도 없이 선택하였다.

1탄 `신과 함께-죄와 벌'에서는 현생에서 지은 죄에 따라 벌을 받는 지옥의 여러 단계를 보여주면서 지옥 모습을 컴퓨터그래픽으로 다채로운 화면을 선보였다면, 2탄 `신과 함께-인과 연'은 환생이 약속된 마지막 49번째 재판을 앞둔 저승 삼차사가 그들의 천년 전 과거를 기억하는 성주신(마동석)을 만나 이승과 저승, 과거를 넘나들며 잃어버린 비밀의 연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불교에서 인연(因緣)은 결과를 만드는 직접적인 힘과 그를 돕는 외적이고 간접적인 힘을 말한다. 인(因)이 있어서 연(緣)을 만나면 반드시 과(果)가 있다는 말인 인연과를 줄여서 인연이라고도 한다. 가령 농사의 경우에 종자를 인이라 하고, 비료나 노동력 등을 연이라 한다. 이 경우 아무리 인이 좋다 할지라도 연을 만나지 못하면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 그러므로 인도 물론 좋아야 하지만 연도 또한 좋아야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영화를 보는데 귀에 쏙 들어오는 명대사가 있었다. `나쁜 사람은 없다. 다만 나쁜 환경이 있을 뿐'이라고 조왕신이 말한다. 이 명언에 대해서도 각자의 경험에 비추어 다양한 의견이 나오겠지만 나 또한 사람들을 볼 때 이 시각을 가지고 본다. 한 사람의 사고방식과 습관 및 판단 등은 태어나면서부터의 환경과 관계에 따라 무의식에 저장되고 습득되어 살아가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단지 이것으로도 해석이 안 되는 부분들은 이생 넘어 전생의 업을 해원하는 것으로 해석하면 타인을 이해하는데 수월한 것 같다. 나를 미워하고 트집을 잡는 사람이 왜 그러는지가 이해가 안 될 때는 내가 전생에 빚진 것이 있나 보다 하고 나를 위로한다. 그것이 상대방을 미워하는 것보다 나에게 위안이 된다. 남을 미워하면 그만큼 내 마음에 미움이 차므로 나도 괴롭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여러 사람과 부대끼며 살다 보면 별별 일이 다 생기기 마련이다. 각각의 독립체가 퍼즐처럼 다른 사람들과 맞물려 살아가려니 피해를 받기도 하고 주기도 한다. 살다 보니 남에게 피해를 안 주며 살려고 해도 나도 모르게 폐를 끼치고 신세를 지는 경우도 너무나 많다.

여러 가지 인연의 실타래에 엮여서 살아가는 우리는 얽히고 설킨 부분을 잘 끌러서 삶이 순탄하게 잘 넘어갈 수 있도록 해야겠다. 아울러 열병을 앓고 있는 지구가 왜 그런 것인지, 그 안에서 사는 우리가 살 방법은 무엇인지 또한 끊임없이 모색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