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문화 10만인 클럽에 주목한다

행복을 여는 창

2018-07-22     김현기 여가문화연구소장·박사
김현기

 

`딩동' 소리와 함께 스마트폰 메시지 창이 열린다. 국내 대형서점에서 보낸 신간 도서에 대한 안내 문자다. 평소에 관심 있던 분야의 책이라 스마트폰으로 구매신청을 하고 바로 온라인으로 결재한다. 이제 2~3일 후면 책은 택배로 나에게 올 것이다. 이 구매 행위에 소요된 시간은 10초도 되지 않는다.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 신기한 것은 2주에 한 번 정도 보내는 신간 도서의 90% 이상을 내가 구매한다는 사실이다. 읽고 싶은 책 한 권을 꼭 집어서 보내주기 때문이다. 그 서점은 어떻게 나에게 꼭 맞는 책을 추천해 주는 것일까? 데이터의 힘이다. 연구자로 사는 필자가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기 시작한 것은 대략 20여 년 전이다. 그리고 그동안 내가 샀던 모든 도서 목록과 관심영역의 데이터가 축적되었다.

신간 도서가 출간되면 내 구매 이력 패턴을 분석하고 가장 관련이 깊은 도서 한 권을 문자로 보내주는 것이다. 구매를 촉진하는 또 다른 요인은 주문하기가 너무나 쉽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몇 번만 클릭하면 아주 쉽게 주문을 할 수 있다. 데이터와 구매의 편리성이 결합되어 문화 소비자들의 구매행위가 활발히 촉진되는 것이다.

`따르릉' 전화벨이 울렸다. 평소에 자주 뵙던 신부님이 일하시는 단체에서 `가족 콘서트'를 하려고 하는데 그 기획을 부탁한다는 전화다. 작년까지는 단체에서 직접 했는데 출연자 섭외와 홍보가 너무 어려워 나에게 부탁한다고 하신다. 스마트폰을 켜고 `문화 사이다'를 찾았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이 만든 청주문화도시 조성사업 사이트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정보가 올라온 문화+사람을 클릭하여 244명 지역예술가를 검색했다. 가족 콘서트에 적합한 예술가들을 찾고 전화를 걸어 섭외를 마쳤다. 공연장소도 문화사이다 공간을 검색하여 동부창고를 예약하였다. 공연일정과 장소 출연진들이 결정되고 가장 어려운 홍보가 남았다. 재단의 시민문화 상상팀으로 전화를 걸었다. 이 팀에서 `문화 10만인 클럽'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 10만인 클럽은 청주시민 중에서 문화를 적극적으로 향유하는 시민들이 가입된 사이트로 엄선된 문화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일을 한다. 가족 콘서트를 설명하니 심의를 통해 가능 여부를 알려준다고 한다. 이틀 후에 10만 클럽에 안내가 가능하다는 연락이 왔다. 발송할 문자내용을 확정하고 3만명의 10만인 클럽 회원들에게 콘서트 관람 신청 문자가 발송되었다. 신부님께 전화가 왔다. 전화가 마비되었다고 한 시간 만에 온라인 접수 사이트에 700여 명이 신청하여 마감된 것이다. 예전에 한 달 넘게 걸렸던 일이 겨우 한 시간 만에 끝난 것이다.

무엇이 이런 것을 가능하게 한 것인가? 바로 `플랫폼(platform)'이다. 플랫폼은 플랫폼 기술을 이용해 사람과 조직, 자원을 인터랙티브한 생태계에 연결하여 엄청난 가치를 창출하고 교환해 주는 시스템이다. 에어비앤비, 우버, 알리바바, 아마존,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이 모두 플랫폼을 이용하여 비즈니스를 실시하는 세계적인 기업들이다.

청주 문화 발전의 핵심전략은 `문화 생태계' 조성이다. 문화의 창작과 소비가 원활하게 이루어져 외부의 도움 없이도 예술가들의 작품이 판매되고 시민들이 삶에서 충분히 문화를 소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플랫폼 기술을 이용하여 문화 창작자인 예술가들과 문화 소비자인 시민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문화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 청주시와 문화재단이 해야 할 가장 기초적이고 중요한 문화 정책이 바로 이 `문화 플랫폼'을 완성하고 운영하는 것이다. 청주문화 10만인 클럽이 문화 플랫폼 구축으로 나가는 첫 출발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