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문화재단, 자율·독립성 담보한 인적쇄신 필요

충청논단

2018-07-16     연지민 기자
연지민

 

청주시가 직원채용 과정에서 불거진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이하 청주문화재단)의 조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책을 강구한다는 소식이다. 이를 위해 임시이사회를 개최하고 공무원을 파견해 정상화 노력을 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또한, 사무총장의 문제지 및 답안지 사전유출 건과 관련해 사건 경위와 사후대책을 논의한 뒤 조직 안정화와 쇄신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뜻도 표명했다. 시민들에게는 산하기관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에 유감을 표하고 철저한 지도감독을 약속했다.

비록 민선 7기가 출범하기 전에 벌어진 사태이지만 시 산하 공공기관에 대한 관리 감독의 문제라는 점에서 한범덕 시장의 이번 조치는 적절하다고 생각된다. 특히 청주문화재단뿐만 아니라 산하기관 곳곳에서 불법행위가 속속 드러나는 시점에서 단체장의 쇄신 의지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정한 사회로 나가길 바라는 전 국민의 염원처럼 새로운 시대의 흐름에 맞는 공공기관 조직의 재·개편은 꼭 필요하다.

그러나 조직의 문제는 그리 간단치 않다. 사람이 하는 일인지라 사람이 얽혀 있다 보니 끊고 맺기가 선명하게 진행되기 어렵다. 청주라는 지역적 특수성과 학맥, 인맥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청주문화재단만 봐도 조직을 개선하려는 지금까지의 노력은 한계에 부딪혔다. 관례처럼 선거 관련 인사들이 낙하산으로 보직을 맡거나 퇴직을 앞두고 공무원이 보직을 맡으면서 잡음이 발생하고 문제 제기가 계속되어 왔다. 20년이 다 되어가는 청년 조직임에도 여전히 내풍 외풍에 흔들리며 연약한 위상을 보여주고 있고, 몇 년 전부터는 시의 행사나 국비사업을 진행하는 단순한 대행사로 전락했다. 예산과 조직 규모는 급격하게 커졌지만, 청주시의 문화정책을 실현하고 지역의 문화정책과 비전을 제시해야 할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은 작동하지 못한 것이다.

구성원도 마찬가지다. 정규직 직원보다 계약직 직원이 많고, 그마저도 사업별 단기 계약직 고용이 이루어지다 보니 직원들이 자기의 능력과 역량을 펼 수 없는 구조다. 행사장에 동원되기는 일쑤다. 한국공예관은 두 달에 한 번 채용 공고를 내야 할 정도로 직원 이직률이 높고, 전시를 담당하는 전문가도 없이 주먹구구로 운영되다 작가 선정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직원들의 자율성보다 사무총장과 몇몇 고위간부에게 집중된 과도한 권한이 문제를 키우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런 고질적인 것들이 개선되지 않고 답보상태로 몸집만 키웠으니 언제든지 재발할 소지는 다분했다. 실제 4년 전에도 재단의 이런저런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려 청주시는 조직 진단과 개편을 위한 용역을 실시했다. 하지만, 그 역시 재단 사람들 몇몇의 입맛에 맞는 개편안으로 마무리되면서 그야말로 용역에 그쳤다. 잘못된 것을 개선해보자고 시작한 일이 세금만 낭비한 것이다.

시에서 재단의 쇄신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지금 굳이 이 문제를 들추는 것은 우를 되풀이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재단의 쇄신방안이 형식에 그칠 경우 청주지역의 문화산업은 후퇴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참여연대가 “조직 혁신을 통한 문화재단의 기능·역할 재정립과 조직개편 및 전문성 강화를 위한 혁신”을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재단이 활성화하려면 자율성과 독립성을 담보한 조직개편과 인적쇄신이 우선돼야 한다. 이는 시정운영 경험이 풍부하고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한범덕 시장에게 거는 기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