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충북도의원에게

주말논단

2018-07-12     임성재 칼럼니스트
임성재

 

28대 4, 더불어 민주당이 절대 우위를 차지한 제11대 충북도의회가 원 구성을 마치고 임기를 시작했다. 그런데 뜬금없이 일부 언론에서 충북도의회 갈등설이 나온다. 알고 보니 내용은 이렇다.

지난 11일에 열린 충북도의회 임시회에서 자유한국당 소속 박우양(영동 2) 의원이 5분 발언을 통해 도의회 교섭단체 구성 규정을 개정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충북도의회 교섭단체 조례에는 `5명이상의 도의원이 있어야 교섭단체를 구성'하게 되어있는데, 이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완화하자는 것이다.

그의 주장을 요약하면 충북도의회는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도의원 5명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그 근거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국회법에는 `국회의원 20인 이상을 가진 정당은 하나의 교섭단체가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전체 국회의원이 300명이니까 20명은 그 비율이 6.6%다. 이 비율을 적용하면 충북도의회의 교섭단체 기준은 2.1명이 되니까 자유한국당은 당연히 교섭단체가 되어야 한다는 논리다. 또 타 광역의회 교섭단체 구성 규정을 보면, 경상남도의회는 전체 의원의 10%, 경기도의회는 약 8%, 제주도의회는 약 9%의 인원을 교섭단체 구성의 최소인원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충북도의회는 15.6%로 지나치게 높다는 주장이다. 그러니 전체의원의 10%수준으로 교섭단체 기준을 낮추자는 것이다.

그러면 현재 도의원이 4명뿐인 자유한국당도 교섭단체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인데, 그의 5분 발언내용을 보면서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5명이상으로 규정한 근거를 알 수 없다고 하는데, 정말 되묻고 싶다. 왜 5명으로 했는지? 이 규정은 자유한국당이 다수당으로 충북도의회를 장악하고 있을 때인 2014년 10월에 신설한 규정이다. 그때 박우양 의원도 자유한국당 도의원이었다. 그가 이제 와서 이 규정의 근거를 묻는 것은 넌센스다. 그때 국회나 타시도 광역의회의 사례를 따라 했으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테니 말이다.

그리고 소수정당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위해서라도 교섭단체 구성규정을 완화해야한다고 주장하는데, 원칙적으로는 맞는 말 같아 보이지만 자유한국당의 재선 도의원인 그가 할 소리는 아닌 것 같다. 지난 충북도의회는 자유한국당 대 더불어 민주당의 비율이 21대 10으로 자유한국당이 다수당이었지만 지금처럼 절대 다수는 아니었다. 그런데도 도의회 의장부터 모든 상임위원장 자리를 싹쓸이해 차지했다. 10석의 더불어 민주당에 대한 배려는 눈곱만큼도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자유한국당이 교섭단체가 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산업경제위원장을 맡았다. 더불어 민주당이 알아서 상임위원장 한 자리를 넘겨 준 것이다. 이런 그가 소수당 운운하며 교섭단체 구성 규정을 완화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11대 충북도의회 자유한국당 도의원들은 할 일이 딱 한가지 밖에 없어 보인다. 도의회에서 진정한 야당의 역할을 하는 일이다. 그렇다고 다수당 시절처럼 무조건 도의 행정을 발목잡기 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하고 싶어도 단양 1명, 영동 2명, 비례대표 1명, 이렇게 4명의 도의원으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오직 도민의 입장에서 도민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집행부와 다수당이 잘 못하는 일을 꼬집어주고, 좋은 정책을 제안하는 일에 몰두하길 바란다. 그러다보면 사안사안에 따라 도민들의 지지도 조금씩 늘어날 것이고, 소수당의 존재감도 조금씩 회복되어 갈 것이다.

그러니 이렇게 자유한국당에 대한 지지도가 낮고, 수적으로 절대 불리할 때는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 정당한 일을 정당한 때에 정당한 방법으로 비판하고 제안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한다. 충북도당이나 중앙당의 나팔수가 되지 말고, 도의회 감투 같은 것에 연연하지 말고, 자기의 도덕적, 정치적 역량을 키워가는 것이 지금 자유한국당 충북도의원들이 해야 할 단 한 가지 일임을 명심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