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설명회

충청논단

2018-07-09     연지민 기자
연지민

 

지난 5일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개관을 앞두고 지역 문화예술 관계자와 간담회를 했다. 개관을 6개월 앞둔 상황에서 청주관 운영 방안에 대해 지역예술계의 의견을 수렴하는 이 자리에는 도종환 문체부 장관, 이시종 충북도지사, 한범덕 청주시장,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가 참석해 청주관 개관에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그도 그럴 것이 열악한 지역문화예술계에 577억원이 투입되는데다, 수도권을 제외하면 지방에 처음으로 생기는 국립현대미술관 분관이고 보니 기대감도 크게 작용했다고 보인다.

이날 현대미술관은 청주관 운영계획을 설명하면서 `개방, 소통, 재생'을 콘셉트로 운영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또 핵심 기능과 역할로 국가미술품 보물창고로 미래문화유산을 수집하고, 국내 최초로 보이는 수장고를 만들어 수장과 전시개념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미술품 종합병원으로 보존과학의 허브를 구축하고, 새롭게 탄생한 연초제조창을 기억의 공간으로 만들어 지역문화의 명소화와 발전소 역할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운영에 있어서는 1만여 점의 국립현대미술관 소장작품 중 공예와 조각, 사진을 중심으로 4000여 점을 청주관으로 이전하고, 또 미술은행과 정부미술은행 소장 5250점 중 현대미술의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작 1500여 점도 이전해 전시한다는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1층의 상설수장전시장은 개방형과 보이는 수장고를 조성해 청주관을 새로운 문화명소로 만들고, 연 3회 내외로 다양한 작품 전시를 운영해 차별화된 전시장으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런가 하면 지역 밀착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계층별 교육과 전문가 연수, 문화공간으로의 기능 등을 제시했다. 지역연계 프로그램으로는 청주 및 충북지역 미술기관, 작가 레지던시 연계, 국제비엔날레 연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공간을 특화해 건축과 조경, 다원예술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

이처럼 국립현대미술관이 발표한 청주관의 운영계획을 보면 스케일이 남다르다. 연초제조창 공장이라는 공간이 지닌 아우라만큼이나 이관될 작품도 5000여 점이 넘는다. 여기에 지속적인 분관 운영까지 고려한다면 충북의 제1 문화명소로 우뚝 설 것이라는 전망도 무리가 아니다.

예산이 열악한 지자체에선 구상조차도 쉽지 않은 계획이다. 이런 정도의 문화시설이 청주에 들어서는 것만으로도 지역민들이 거는 기대치는 크다 하겠다.

그럼에도, 이번 설명회를 보면서 아쉬움이 크다. `개방, 소통, 재생'이 운영 콘셉트라고 하면서 지역과 소통하는 자리는 이날이 처음이었다. 전문가의 설계와 운영 계획에 지역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늦은 설명회가 아니었나 싶다. 일부 지역예술인들이 수장고로 활용될 소지를 우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개관이 불과 6개월밖에 남지 않았지만, 이곳은 2012년 2월 청주시와 국립현대미술관이 국립미술품 수장보존센터 건립 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한동안 건립을 확정하지 못한 채 표류하다 정부 예산의 통과로 2016년 실시설계를 거쳐 2017년 3월에 착공에 들어갔다.

6년이면 지역과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기간이었음에도, 공간 설계가 끝난 시점에서 지역문화예술계 인사들과의 간담회를 한 것이 형식적인 절차 아니냐는 지적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지역과 소통하는 시간을 자주 가졌으면 한다. 청주산업의 한 축을 담당했던 담배공장이 국내 최고의 미술품을 전시하고 보존하는 복합예술 공간으로 태어나길, 청주시민들에게 자부심을 높여주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