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3선 도지사께

김기원의 목요편지

2018-06-20     김기원 시인·편집위원
김기원

 

먼저 축하인사부터 드립니다.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61.15%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당선되어 충북 도정 사상 첫 3선 도지사가 되었고, 선거사에 길이 남을 8전 전승(1995년 충주시장에 당선한 뒤 내리 3선 한데 이어 총선에 출마해 17~18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2010년 충북지사에 당선된 뒤 내리 3선)의 불패신화도 완성했으니 당신은 역시 선거의 달인입니다. 아니 참으로 대단한 선량입니다.

오랜 세월 한우물을 파거나 내공을 쌓아 숙련이 되면 누구나 달인이 될 순 있겠지만 조석으로 변하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는 일에 달인이 있으리오. 그것도 한 번도 아니고 여덟 번이나 그리한다는 건 천우신조(天佑神助)가 있었음입니다. 하지만 입은 영광이 큰 만큼 짊어진 짐도 많고 경쟁자들과 지지자들에게 갚아야 할 부채 또한 적지 않아서 양 어깨가 몹시 무거울 겁니다.

어쨌든 당신은 그동안 23년여를 선거직 공직자로 일해 왔습니다. 1971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투신했으니 임명직과 선거직을 합치면 무려 50년 넘게 공직에 몸담은 이 분야 최고 기록 보유자란 타이틀도 갖게 될 터. 그리하여 얻은 일벌레 공무원, 행정의 달인, 선거의 달인이란 수식어가 결코 허명이나 우연이 아님을 압니다.

그런 그에게 고언을 한다는 게 멋쩍은 일일 수도 있지만 노파심에서 몇 가지 고언을 드리니 양지하기 바랍니다.

첫째, 직원들의 근무질 향상입니다. 일벌레이자 행정의 달인인 당신을 보필하느라 충북도 공무원들이 많이 지쳐있습니다. 과부하에 걸려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직원들도 허다하고, 선거기간 내심 리더십 교체를 바랐던 직원들도 상당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속된 말로 뼈 빠지게 부려먹되 칭찬과 격려를 곁들이시고, 창의적이고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국·과장들의 전결권을 존중해주기 바랍니다. 선원들이 신바람 나야 충북호가 쾌속 항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공정한 인사, 가슴 따듯한 인사입니다. 그동안 금권인사 정실인사라는 잡음이 없었던 건 상찬할 만합니다. 하지만 청주고 출신과 충주지역 출신과 비서실 출신 직원들을 신뢰하고 중용하는 인사를 한다는 여타 직원들의 볼멘소리를 곱씹어 보기 바랍니다.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우수한 자원이 몰려있을 수도 있고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으니까요.

문제는 3선에 성공해 아리고 쓰릴 게 없으니 그런 선입견과 고정관념에 의한 편중인사가 심화될 거라는 우려입니다. 인사가 만사이니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고, 당신 눈에 들기 위해 알짱거리는 직원보다 도민들 눈에 들고자 묵묵히 일하는 공무원들을 상찬하는 따뜻한 인사를 하기 바랍니다.

셋째, 문화예술 선진도 실현입니다. 문화예술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확충하고 인재를 발굴해 세계적인 거장으로 키워야 합니다. 물론 공약한 강호축(강원~충북~호남 연결)을 남북평화의 축으로 발전, 중부고속도로 확장 및 충청내륙고속화도로 완공, 충북 바이오헬스 혁신·융합벨트 구축, 국립 스포츠테마타운(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연계) 및 국립무예진흥원(충주) 설립 등도 중요하고, 그 분야는 특장의 노하우가 있으니 잘하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하고 시급한 건 문화예술관광의 경쟁력 강화입니다. 문화에 기초하지 않은 사회간접자본 확충은 모래 위에 지은 성과 같기 때문입니다.

넷째, 자신과 측근들의 초심유지입니다. 3선 고지를 밟은 선량 중에 영어의 몸이 되었거나 불명예 퇴진이 많았듯 이른바 3선의 저주라는 덫에 걸릴 수도 있으니 임기를 마칠 때까지 우일신하기 바랍니다.

이 지사가 모처럼 집권여당의 도백이 되었지만 정부지원과 협력을 손쉽게 이끌어 낼 거라는 환상은 버려야 합니다. 거의 모든 광역자치단체장들이 여당 출신이라 불꽃 튀는 파워게임을 해야 하고 그 경쟁에서 이겨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160만 도민들의 도정참여와 협조를 이끌어 내 힘을 배가시켜야 합니다. 8전 전승의 신화가 충북발전의 신화로 거듭날 때 큰 바위 얼굴로 추억할 것이니 꼭 그리하기 바랍니다. 민선 7기 충북호의 힘찬 출항과 만선을 축원하며.

/시인·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