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자세와 마음으로

열린광장

2018-06-20     오영현 청주시 청원구 환경위생과 주무관
오영현

 

지난 4월 26일 자로 발령받고 이제 막 한 달이 넘어갔다. 살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몇 번 겪어봤지만 나에게 2018년 4월 26일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시간이 될 것이다. 7월에 발령받을 줄 알고 여유 있게 기다리고 있었는데 발령받기 3일 전에 발령 통보 문자를 받고 얼떨떨해했다. “좀 더 쉬고 싶은데…”라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래, 매도 일찍 맞는 게 낫지”라고 생각하며 즐겁게 공직 생활을 하기로 다짐했다. 그 후로 지금까지 한 달여 밖에 되지 않는 시간이었지만 나에게는 더욱 길게 느껴진 시간이었다.

처음 발령지로 갔을 때의 그 느낌은 여전히 생생하다. 첫 인상이 중요한 만큼 어리숙한 면을 보이고 싶진 않았는데, 역시 신입에게는 모든 게 다른 세상의 것들이었다. 선배들이 모르면 뭐든지 물어봐도 괜찮다고 했지만 웬만하면 혼자 해보려고 했으나 역시나 역부족이었다. 하루하루를 긴장하지 말고 시작하자는 각오였는데 역시 마음대로 쉽게 그렇게 되진 않았다. 몸이 좀 힘든 건 상관없었고 오로지 동료들에게 짐만 되지 말자는 생각이었다. 몸이 힘든 것보다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이 힘들었기 때문에 빨리 업무 파악부터 하려고 모르는 게 생길 때마다 물어보고 메모하는 일이 넘쳐났다. 모든 것이 낯설어 보였는데 나 나름대로도 열심히 적응하려고 하고 선배들이나 동기들도 따뜻하게 대해줘 적응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업무 특성상 민원인들을 대하는 일이 많은데 처음에는 잘 모르니까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하고 선배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다반사였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하고 혼자서도 자료를 찾으면서 익히게 돼 나 혼자서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화가 많이 난 상태에서 전화 민원을 주시는 민원인들과 전화할 때는 어찌해야 할지 몰라 많이 당황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런 민원인들의 화를 풀어주는 여유도 생기게 됐다. 고맙다고 직접 전화를 해주시는 분들도 많아서 내 기분도 덩달아 좋아지면서 공직의 보람도 느꼈다. 민원과 업무가 많아지는 여름철이 되기 전 어느 정도 업무 파악을 하게 돼 다행이다.

이제 시작이고 앞으로 힘든 일이 더욱더 많겠지만 지금의 자세와 마음으로 공직에 임하면 수월하게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다.

한편 한 달여 동안 일을 하게 되면서 민원인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는 교양을 갖춰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많이 읽지 않았는데 앞으로 틈틈이 책을 읽어 공직 업무에 도움이 되는 지성과 인격을 겸비한 공무원이 돼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