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새

타임즈의 시 읽는 세상

2018-06-06     연지민 기자

 

오 규 원

나무 한 그루가 몸을 둥글게 하나로
부풀리고 있다
그 옆에 작은 나무 한 그루도
몸을 동그랗게 하나로 부풀리고 있다
아이 하나가 두 팔로
동그랗게 원을 만들어보다가 간다
새 두 마리가 날아오더니
쏙쏙 빨려 들어가 둥근 나무가 된다


# 여름은 모든 생명이 왕성한 시기입니다. 가까운 공원이나 산이 순식간에 초록에 점령당한 것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무가 상장하는 모습을 보면 지극히 소박합니다. 제자리에 선 채 영양분이 골고루 배분되도록 그저 몸을 둥글게 하나로 부풀리는 일뿐입니다. 동심에 비친 나무처럼, 새처럼 우리네의 삶도 모나지 않게 둥글게 몸을 키워나가는 일이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