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 어머니학교 12

타임즈의 시 읽는 세상

2018-05-16     연지민 기자

이 정 록

 

티브이 잘 나오라고
지붕에 삐딱하니 세워논 접시 있지 않냐?
그것 좀 눕혀놓으면 안 되냐?
빗물이라도 담고 있으면
새들 목도 축이고 좀 좋으냐?
그리고 누나가 놔준 에어컨 말이다
여름 내내 잘금잘금 새던데
어디다가 물을 보태줘야 하는지 모르겄다
뭐가 그리 슬퍼서 울어쌓는다니?
남의 집 것도 그런다니?

 

 

 

 

# 땅처럼 온몸으로 평생을 살아오신 어머니. 당신보다 가족을 우선으로 삼아온 일상이 습이 되었습니다. 골격만 남아 있지만, 그 육체에서 빚어내는 말씀 모두가 시이고 철학이고 지혜입니다. 화려하고 거대한 것만 좇는 현대사회에서 사랑을 담아내는 어머니의 말씀은 경전과도 같습니다. 소박하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아름답게 늙어가는 삶, 마음의 품격을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