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다!

낮은자의 목소리

2018-04-26     권진원<진천 광혜원 성당 주임신부>

지난 4월 초 TV를 통해 남북평화협력기원 평양공연 “봄이 온다.”를 시청했습니다.

16년 만에 성사된 감동의 무대를 보고 있노라니 가슴 뭉클함과 더불어 평화의 물꼬가 트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 또한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뉴스를 보니 이번 정상회담을 위해 프레스센터에 국내외 기자들을 위해 3천 석을 준비했다고 하니 가히 국제적인 관심이 얼마만큼인지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위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그리 중차대한 일이 아닌 듯 보이기도 합니다. 사실 우리의 과제이고 현실의 문제인데도 어쩌면 이념의 싸움에 지치고 진영논리에 환멸을 느껴서인지 모르겠지만 남북의 관계에 무관심함을 보이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유럽에서 유학 중인 사람들 소식이나 외신의 반응을 보면 그곳의 분위기는 우리와는 사뭇 달랐습니다. 북한의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등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한반도의 긴장감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위협은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입니다. 거대한 전쟁의 불씨를 안은 화약고가 되어서 언제 심지에 불이 붙을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상황을 만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북한의 소식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그들의 태도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안한 북한이 갑자기 차분히 협상 테이블에 앉아 대화를 시작한 것은 정말 고무적인 일입니다.

더불어 미사일 실험 중단과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한 폐기 선언은 환영할 만한 일이며 국제사회에서 박수를 받아 마땅한 일입니다. 더 나아가 비핵화에 이른다면 더할 나위 없는 큰 성과일 것입니다.

세계의 평화에 기여하는 이런 북한의 변화와 움직임에 우리도 보조를 맞추어 적극적인 행보가 필요한 때입니다.

휴전협정을 종전협정으로 바꾸어 대립과 갈등의 문제를 청산하고 남북공동선언을 통해 한발 진일보한 관계를 형성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북에 고향을 둔 이들이 원하는 때에 언제든 가족들과 만날 수 있고 고향 땅을 밟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일터를 잃어버린 수많은 노동자와 기업들이 개성공단의 재개를 통해 희망을 찾고 아름다운 우리 산천인 금강산을 사진으로만이 아니라 직접 볼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것을 위해 우리 안의 문제들도 해결되어야 할 것입니다.

세대 간의 격차, 지역 간의 갈등, 이념의 문제 등으로 갈라지고 돌아선 남한 내의 우리 관계의 회복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일입니다.

화합과 평화를 외치며 우리끼리 반목하고 갈라서 있다면 어찌 북한과 하나 되자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통일이여 어서 오라 통일이여 오라'라는 노랫말이 멀게만 느껴지던 지난 10년의 시간을 넘어 진짜 통일이 성큼 한발 다가오는 듯합니다.

독일처럼 사람들에 의해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듯 우리를 막아선 저 38선도 외세에 의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힘으로 치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도라산역의 철마가 자유롭게 평양을 오갈 날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야 할 때입니다.

이제까지의 적개심을 버리고 우리의 형제이며 벗을 맞이하듯 반가움으로 환영해야 할 것입니다. 봄이 오는 기운을 넘어 우리에게 봄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