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날' 말고 `장애의 날'

명리로 보는 세상이야기

2018-04-25     박경일<명리학연구가>

지난 4월 20일은 제38회 `장애인의 날'이었다. 장애란 불편함을 겪는 것이다. 일시적인 불편함이 아니라 생애 전반에 걸쳐 지속되는 불편함이다. 이 불편함을 겪는 원인은 장애인 본인으로부터 오는 것일까. 우린 왜 장애인의 날을 기념하여 장애를 이해하고 그들의 불편함을 체험해 보는 등의 활동을 하는 것일까.

장애란 마치 길 한가운데 놓인 커다란 바위 같은 것이다. 그 불편함의 원인은 길을 지나려는 사람에게 있지 아니하고 통행을 방해하는 바위에 있다. 바위를 치웠을 때 장애가 사라지는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장애는 획일적인 시스템이나 주위환경 때문에 생기거나 더욱 가중되는 것은 아닐까.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위층을 올라는데 있어서 장애를 느낀다면 그 장애(불편함)의 원인은 장애인에게 있지 아니하고 오직 엘리베이터나 경사로 등의 시설이 없는 그 건물 탓이기 때문이다.

장애인의 날을 즈음하여 매년 이러저러한 장애관련 신문기사가 쏟아진다. 그 중 눈에 띄는 기사가 몇 개 있었다.

하나는 `커피지아'라는 커피회사에서 근무하는 발달장애인들의 이야기였다. 커피의 맛을 해치는 결점두(질 나쁜 커피콩)를 제거하는 핸드픽 작업을 하루 8시간씩 수행한다고 한다.

수백 수천 개의 커피콩에서 결점두를 제거하는 일은 어쩌면 비장애인들에게는 지루하고 집중하기 힘든 일일 것이나 발달장애인들은 뛰어난 집중력으로 훌륭히 그 일을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또 하나의 기사는 일본에 분필시장 점유율 1위(60%)를 달리는 일본 도쿄 인근 가나가와(神奈川)현 가와사키(川崎)시에 자리한 분필제조회사 `니혼리카가쿠(日本理化學)공업'이야기였다. 작은 공장 종업원 85명 중 63명이 지적장애인이라고 한다. 특히 제작라인 직원 15명은 전원이 지적장애인이다.

시계를 볼 줄 모르거나 글씨를 못 읽는 사람,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런 결점들이 주위의 도움과 배려로 메워지자 그들은 높은 생산성을 보여줬다. 지적장애인들은 보통 사람의 10배가 되는 집중력으로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이야기에서 달리기라는 하나의 잣대로 거북이를 열등한 존재로 치부하는 것이 옳지 않은 것처럼 시작부터 불공정한 달리기라는 시스템에서 노력만 하면 너도 토끼를 이길 수 있다고 격려하는 것은 거짓된 행위다.

어찌 보면 세상은 갑과 을의 관계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 대다수는 을이다. 을을 보호하고 을도 편하게 사는 세상이 어찌 나에게 불편하겠는가. 설혹 내가 갑일지라도 말이다.

장애인의 날은 이름을 바꿨으면 좋겠다. 장애인에게만 해당된다는 의미 같아서 마음에 안 든다. `장애의 날'이 어떨까. 장애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고 그것이 우리 사회의 약자를 향한 따뜻한 시선을 키우는 일이고 곧 우리의 일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욱 편하고 아름답게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