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처럼(2)

강대헌의 소품문 (小品文)

2018-03-22     강대헌 <에세이스트>

오늘도 연어는 지난번에 나타났던 열네 마리와 함께 흐르는 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갈게요.

15. 자녀를 위한 다섯 가지 사랑의 언어로 게리 채프만(Gary Chapman)은 인정하는 말, 함께하는 시간, 선물, 봉사, 스킨십을 꼽았어요. 저로선 아무리 들여다봐도 모자란 것이 많군요.

16. 포도가 포도즙이 되는 것은 물리적인 변화이고, 포도즙이 포도주가 되는 것은 화학적인 변화이죠. 포도주가 사랑이 되는 것은 `메토이소노(metoisono)'라고 합니다. 거룩하게 되기인 메토이소노가 있을 때, 관계는 포도 열매처럼 풍성해지겠네요.

17. 피에르 바야르(Pierre Bayard)가 쓴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How to Talk about Books You Haven't Read)'이란 책의 제목이 꽤 재밌어요. 이 책에 대해서도 읽지 않고 말할 수 있을까요?

18. 변하지 않는 것으로 모든 변화에 대응한다는 호치민((胡志明)의 모토(motto) `이불변 응만변(以不變 應萬變)'은 타협할 수 없는 원칙이 있기를 희망하게 만듭니다.

19.“춤추는 별을 잉태하려면 반드시 스스로의 내면에 혼돈을 지녀야 한다(You need chaos in your soul to give birth to a dancing star)”라는 니체의 말이 위로를 담은 눈물처럼 눈가에 맺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20. 색소폰을 불었던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의 1961년 넘버 `마이 페이버릿 띵스(My Favorite Things)'를 들으면서 마음에 드는 것들의 이름을 하나씩 불러봅니다.

21. 시간이 모자라서 애가 타들어가는 사람들은 제주도의 `가시리(加時里)'를 찾아가면 될까요?

22. 퇴고(推敲)가 거듭될수록 결과는 좋아진다고 봐야겠죠.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는 `노인과 바다(The Old Man and the Sea)'를 400번 이상 고쳤다니까요.

23.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게 아니라, 상대의 마음을 읽고 내 마음을 전달하는 게 소통이라죠. 50%는 경청하고, 30%는 공감하고, 20%만 말하는 소통의 조감도를 그립니다.

24.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가 왜 티베트 속담일까 생각해봤어요. 주변 사방이 온통 하늘로 치솟은 산들뿐인 곳이라면, 앉아서 걱정만 한다고 그 산들이 없어지진 않을 테니까요.

25. “혼자인 것과 함께 혼자여야 한다(Alone with the alone)”라고 말한 적이 있는 글렌 굴드(Glenn Gould)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의 피아노 연주는 외롭지만 달콤해요.

26. 하늘의 신에게 오른손을 붙들린 채 살고 싶다면, 항상 신과 함께하면 된다고 하네요. 가끔씩 말고요.

이제 연어는 스물여섯 마리로 늘었습니다.

/에세이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