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해주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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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7     박구식<청주시 서원구 농축산경제과장>

농업은 식량생산 외에도 정서나 환경적인 측면에서 우리에게 알게 모르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지만 공기의 소중함을 못 느끼는 것처럼 농업이 주는 이로움도 잘 느끼지 못하고 있다.

농업은 공익적으로 수자원 함양, 대기 정화, 토양 유실 방지 및 홍수 예방, 아름다운 경관 제공 등 생태환경 보전에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2006년 농촌진흥청이 농업의 공익적 가치가 67조7000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으나, 세월이 흐른 지금 물가 인상률을 감안하면 그보다 훨씬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세부적 공익가치를 살펴보면 홍수 조절 및 수자원 함양에 53조4000억원, 대기 정화와 기후 순환에 11조7000억원, 수질 정화에 3000억원, 토양 유실 방지 및 보전에 2조30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 중 홍수 조절 및 수자원 함양 부분을 보면, 우리나라 논 면적 89만6000㏊에 10㎝ 높이로 담수한다면 8억9600톤을 저수할 수 있고 이들 논이 지하수를 수용할 수 있는 연간 수용량이 143억톤으로 우리나라 댐 저수량에 2.3배에 달하는 양이다.

여름철 일시 내린 비를 산과 농경지에서 가둬 홍수와 토양유실 예방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에는 돈으로 환산되지 않은 아름다운 경관도 있다.

봄이면 논밭에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의 싱그러움과 바람에 일렁이며 춤추는 보리이삭, 가을엔 온 들녘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며 넉넉한 마음을 주는 경치는 도시민들의 각박했던 마음을 시원하게 풀어주고 있지만 우리 사회가 농업 농촌에 대한 보상은 그에 못 미치고 있다.

최근 도시민과 농업인간의 소득 격차는 해마다 벌어지고 있으며 2016년 도시민 소득에 비해 63.4% 불과해 농업 농촌의 열악함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2014년 농협 통계자료에 의하면 각국 농업보조금 지원 비중을 생산자 총 수취액(농업총생산액+재정지출액)으로 환산한 결과 지원 비율이 우리나라가 3.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 9.8%보다 훨씬 못 미치는 최하위 수준이다.

스위스 같은 경우에는 무려 35.8%로 우리나라와는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일부에서는 농업보조금 지원율이 높다고 평가하는 이들이 있다. 농업을 단순히 식량 생산에 국한해 평가하지 말고 농업이 주는 공익적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줘 농업인들의 노고를 진정으로 읽어주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