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고(ego), 넌 누구냐?

심리학으로 보는 세상만사

2018-01-10     양철기 (교육심리 박사·서원초 교감)

프로이트는 에고(ego)를 말을 타고 있는 사람에 비유했다. 여기서 말은 인간의 무의식적인 충동(이드, id)을 뜻하고 이 충동을 제어하려고 애쓰는 것이 에고라고 설명한다. 즉 에고란 인식과 행위의 주체가 되는 `자기 자신'이며 본능적 충동들을 규제하는 역할을 한 것이다.

프로이트를 재해석한 프랑스 정신분석학자 라캉(J. Lacan)은 에고를 `거울 속의 나'로 해석한다. 즉, 에고에는 자신이 되고 싶어 하거나, 자신에 대해 가정하는 `이상(理想)'이 응축돼 있으며 허구적인 자기규정이자 자기 자신에 대한 환상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이다. 스스로 자신의 존재를 `거울 속의 나'로 인식하는데 사실 거울 속의 나란 실제 모습이 아니고 외부에 존재하는 자신에 대한 이미지와 스스로를 동일시함으로써 만들어진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의 `에고, 에고티스트(egotist)'는 다른 사람은 안중에도 없이 위험할 만큼 자기 자신에게만 초점을 맞추는, 자기 자신이 가장 중요한 존재라고 믿는 건강하지 못한 믿음이라는 용어로 사용된다.

미디어 전략가이자 작가인 라이언 홀리데이(R. Holiady)의 저서 `에고라는 적(Ego is the enemy)'에서 인생의 전환점에서 당신이 버려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면 `당신의 에고'라고 한다. 당신이 가장 중요하고 대단한 존재라고 믿는 잘못된 믿음 바로 당신의 에고를 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홀리데이가 책에서 쓰는 `에고'란 프로이트적인 의미보다 라캉식 의미에 가깝다. 그가 말하는 에고는 `스스로 자신을 가장 중요하고 대단한 존재라고 믿는 잘못된 믿음'으로 쉽게 말하자면 병적 열정, 자기중심적 야망, 허세와 거만쯤으로 이해해도 좋겠다. 역사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자기 힘으로 세상을 바꿔보려는 강한 천재들뿐인 것 같지만 인생의 전환점을 만날 때마다 자신의 에고와 싸우며 스포트라이트를 피했던 개인들이었다.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욕망보다 더 높은 가치에 목표를 두었던 이들에 의해서 역사가 이루어져 왔다. 그들은 정열적이지만 겸손하고, 성공하지만, 자비롭고, 실패를 하지만 끈기가 있었던 사람이었다. 그들은 절제와 겸손함을 유지하고 현실감각을 일깨워 자기의 에고를 경계하는 사람들이었다.

에고는 자기가 가진 재능이나 힘에 초점을 맞추고 그것을 부풀리면서 즐겁고 만족스러워 한다. 그러나 그런 만족감은 곧 오만과 자아도취가 되어 겸손함과 부지런함, 냉철한 자기인식을 갖추기가 더 어려워지고 진실한 성장을 가로막는다.

모두 위대함을 꿈꾸고 추구하지만 그것을 향해 가는 경로는 제각기 다르다. 다만 그 길에서 누구나 마주치는 `에고'는 우리의 발걸음을 막아서는 `적'이 된다.

에고는 성장을 방해하기도 한다. 아마추어는 자기가 모른다는 사실과 새로운 것들에 방어적이지만 프로는 학습하는 과정을, 심지어 그 속에서 불편해하고 당황하는 자신의 모습을 감추지 않고 즐길 줄 안다. 불꽃 같은 열망을 거쳐 정상에 서게 되면 잠깐의 성취감은 있지만 사실 정상이란 산소가 희박하고 환경은 척박할 따름이다. 이때 에고의 그림자가 찾아온다. 스스로 대단한 영웅이라도 되는 양 으스대고 자부심과 자만은 하늘을 찌른다. 라캉이 말하는 `거울 속의 나'다. 더 이상 남의 말을 듣지 않고 배우려고도 하지 않는다. 에고라는 최고의 적을 만난 것이다.

이상 홀리데이의 저서에서 마음에 와 닿는 문장들을 필자 방식으로 재해석해보았다.

2018년 작은 목표를 세워본다. 애써 움츠러들 필요는 없지만 나의 에고와 직면하고 에고를 다스려 나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