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 230년 역사 세계인과 공유

韓 최초 `가톨릭의 심장' 바티칸 박물관서 특별전시

새달 9일~11월 17일까지 `땅에서도 이루어…' 주제

흰 한복에 단아한 머리 성모 모습 등 한국적 표현

2017-08-10     김금란 기자

한국 천주교회 230여 년 역사를 집대성한 한국 천주교 유물 203점이 사상 처음으로 `가톨릭의 심장'인 바티칸에서 특별전시 돼 전 세계인을 만난다.

한국 천주교 서울대교구(교구장 염수정 추기경)는 오는 9월9일부터 11월 17일까지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로 꼽히는 바티칸 박물관에서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한국 천주교회 230년 그리고 서울'이란 제목으로 한국 천주교 유물 특별 기획 전시를 개최한다.

전시는 바티칸 박물관의 52개 전시실 중 하나인 `브라치오 디 카를로 마뇨(Braccio di Carlo Magno)'홀에서 진행된다. 바티칸에서 한국 관련 특별전시를 여는 것은 한국 천주교회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으로서도 처음이다.

이번 특별전시에서는 한국 천주교회의 `자생적인 탄생'과 `순교와 박해의 역사'뿐만 아니라 근현대 한국 사회의 변혁과 민족의 시련 속에서도 드러나는 `교회의 사회 참여'를 다룬다.

230여 년 이어져 온 한국 천주교회의 독특한 역사를 전시 유물과 함께 다양한 전시 기법으로 한눈에 볼 수 있다.

203점의 전시 유물 가운데에는 △기해·병오박해의 참상을 목격한 8명의 증언자가 16명의 순교자에 대해 증언한 `기해병오 치명 증언록'(1873년 이 전·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 소장) △6명의 순교자의 무덤에서 발굴된 지석(誌石, 죽은 사람의 인적사항이나 가족 관계, 무덤의 위치 등을 기록해 함께 묻은 돌판이나 그릇) △정약용(1762~1836, 세례명 요한)이 1803년 군정의 문란을 비판한 시 `애절양'이 수록된 목민심서(조선후기, 서울역사박물관 소장)와 정약용의 무덤에서 발견된 십자가(조선후기, 오륜대한국순교자박물관 소장) 등이 포함됐다.

또한 일제 강점기이던 1906년 애국계몽운동에 부응하여 창간된 천주교 순 한글판 주간신문 경향신문 창간호(1906, 한국교회사연구소 소장), 1910년 3월 안중근(세례명 토마스, 1879~1910)이 사형 집행 전 뤼순감옥에서 하늘에 대한 경외심을 표현한 유묵 경천(1910, 한국가톨릭순교자박물관 소장)도 전시된다.

대한민국 고유의 색채를 보여주는 작품으로는 흰 한복을 차려입고 단아하게 머리를 틀어 올린 성모의 모습(성모자상, 장우성 作, 1954) 등 한국적인 주제와 기법으로 표현한 한국 근대 성모자화가 관람객들을 맞을 예정이다.

특별기획전은 다음달 9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례 개막 미사로 막이 오른다.

이날은 1831년 그레고리오 16세 교황이 조선대목구 설정 소칙서를 반포한 날로, 이로써 한국 땅에 교구제도가 설정된 의미 깊은 날이다. 미사가 봉헌되는 성전 지하에는 그레고리오 16세 교황의 무덤이 있다.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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