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힘이 필요해요
기고
이탈리아 남부에 위치한, 고대 로마제국 시절 농업과 상업의 중심지로 로마 귀족들에게 인기 있는 휴양도시였던 호화롭고 찬란한 폼페이!
서기 79년 8월 24일
아름답고 평화롭던 도시 폼페이는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한 순간에 도시 전체가 화산재, 돌조각, 용암에 묻혀 사라져 버린다.
일상의 평화 위로 영원한 검은 밤이 덮친데 걸린 시간은 고작 18시간….
로마제국에서 가장 화려하고 풍요로웠던 고대 도시, 폼페이가 화산폭발로 인해 한 줌 재로 사라진 실제 사실을 소재로 한 `폼페이 최후의 날'이라는 영화 내용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자연의 무서운 힘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지를 느꼈었다.
며칠 전 최악의 가뭄 끝에 별안간 쏟아진 재앙급 물 폭탄 앞에서 느낀 것도 무서운 자연의 힘이다. 인간의 모든 노력을 순식간에 속수무책으로 만들어 버리는 잔인한 자연 재해.
그러나 속수무책 무자비한 자연의 공격에도 버틸 수 있는 건 그 곳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용기와 노력 때문이다.
스스로 예측하거나 장악 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두려움을 느낄 것이다. 오로지 전력을 다해 작은 것 하나, 사소한 것 하나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 이것이 위기 속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일 것이다.
골든타임! 우리는 흔히 사고나 사건에서 환자의 생명이 결정되는 가장 중요한 1~2시간을 골든타임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요즘은 `골든타임`이 응급실에서만 쓰이는 단어가 아니다.
청주시가 수해를 입은 시민들의 골든타임을 사수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짧은 시간 내에 벌어진 통제할 수 없는 자연의 위력 앞에서 우리 시민과 공무원들은 하나가 되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피해지역의 주민들과 함께 피해 현장 조사를 꼼꼼히 하고, 조사된 내용을 전산 입력하여 빠른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읍면동 피해 복구지역에도 매일같이 나가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하루빨리 예전 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열심이다.
예기치 않은 재난에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절망하지 않도록 신속한 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복구현장마다 작고 소소한 기적들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어려운 이가 조금 더 어려운 이들을 돕고, 폭염 속에서도 장병들이 뚝딱 다리를 놓고, 또 그런 어린 장병들을 위해 짜장면 봉사를 해 주는 이들이 있다.
힘든 청주시를 돕겠다고 전국에서 사람들이 연일 찾아오고 수해를 입은 시민들을 위해 써 달라고 물품과 의연금도 줄을 잇는다. 이처럼 상처 난 삶을 다독여주는 건 계속해서 이어지는 나날들 속에 함께 하는 사람들이다. 이 시간 속에서 우리는 평화와 기쁨, 치유를 경험한다.
이렇듯 작고 소소한 기적들이 힘겹게 하루하루를 버티는 사람들에게 의미를 만들어준다.
그래서 아직까지는 이 세상이 살아갈 만하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