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엽서

타임즈의 시 읽는 세상

2016-09-21     연지민 기자

 

 

 

 

 

 

 

안 도 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 짙푸른 초록도 가을 앞에 옷을 갈아입습니다. 점점이 붉어져 가는 산 빛도 가을이 주는 선물입니다. 무심히 걷는 발길에 툭툭 내려앉는 낙엽의 속삭임도 정겹습니다. 허공 한 줌을 물고 떨어지는 낙엽이 한 줄 문장으로 다가옵니다. 낮아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시인의 말처럼 낙엽이 지거든 물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