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희 의장 리더십 시험대

데스크의 주장

2016-09-18     이형모 기자

충북도의회가 어수선하다. 여야가 청주공항 항공정비(MRO)사업 실책을 놓고 특위 구성과 김양희 의장 불신임안 제출로 정면충돌하고 있다. 여기에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은 자중지란의 모습이 어어지고 있다. 새누리당 비주류는 스스로 ‘제3당’이라고 자칭하며 여야의 공방전을 지켜보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한 지붕 아래 세 가족이 ‘불편한 동거’를 하는 형국이다.

도의회가 요구한 경제자유구역청장 경질 요구를 이시종 지사가 정면으로 거부했다. 도의회와 집행부의 긴장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MRO사업 실책을 따지기 위한 특위 구성을 놓고 촉발된 도의회 여야의 갈등은 당분간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위 구성을 위한 표결에서부터 여야의 입장이 명확히 갈려서다.

김 의장을 중심으로 한 새누리당 주류 측 의원들은 특위 구성을 요구했고, 의견이 분분하던 더민주당 의원들은 ‘이시종 지사 지키기’에 힘을 결집하고 나섰다.

더민주당 의원들은 특위 구성 표결에서 김 의장의 밀어붙이기에 몸으로 막아섰다. 이런 행동은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을 의식한 것으로 보였다.

김 의장을 비롯한 새누리당 주류 의원들은 비주류 동료 의원들의 ‘반란’을 우려, 무기명 투표보다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거수투표 강행을 시도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이었다. 반대로 더민주당 의원들은 새누리당 내 ‘반 김양희 의장파’의 도움을 받아 2개 특위 구성을 모두 무산시키기 위해 무기명 투표를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거수로 결정된 표결에서 장애인 안전대책 특위 구성은 두 차례의 정회 끝에 투표에서 무산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MRO산업 점검 특위는 여야 의원들의 충돌 끝에 통과했다.

더민주 의원들은 이에 반발했고,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은 김 의장 지키기에 나서면서 본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여야의 찬반 목소리가 커졌지만 ‘반 김양희 의장파’인 새누리당 의원들은 어떤 목소리도 내지 않았다.

새누리당의 자중지란은 후반기 의장 후보 선출에서부터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면서 이미 예견됐다. 강현삼·김양희 후보가 팽팽한 대립구도를 형성하면서 감정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이 과정에서 양쪽은 11명과 9명으로 나뉘어 진흙탕싸움을 벌였고, 학교 반장 선거만도 못하다는 비난이 쏟아졌지만 개의치 않고 투표를 강행했다.

후반기 상임위원장 배분에서 양측의 갈등은 극에 달했다. 의장선거에서 패한 쪽이 상임위원장 배분에서 소외된 불만을 드러내면서 화합의 모습은 기대할 수 없게 됐다.

김양희 의장의 리더십이 첫 시험대에 올랐다. 김 의장은 평소 일하는 의회상 정립을 강조해 왔고, 특위 구성도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한 일환이었다.

그렇지만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야당은 불신임안을 내 김 의장을 압박하고 있고 새누리당 내 계파 갈등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김 의장은 당선 일성으로 ‘이시종 지사 저격수’에서 이제는 의원을 지원하는 ‘부드러운 포격수’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더 많은 노력을 하면 의장 후보 추천 과정에서 다른 편에 섰던 의원들이 다가와 줄 것이라는 말도 했다.

하지만 비주류 의원들이 김 의장에게 다가가기에는 서로 너무 멀리 갔다. 갈등의 골이 깊게 패일대로 패인 상태여서 화합에 의해 제시할 마땅한 ‘카드’조차 없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새로운 리더십 뿐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의원 간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모두가 함께하는 의회를 만들겠다고 한 약속을 어떻게 만들어낼지 김 의장의 리더십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