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구의 동화속풍경
이와 칫솔질
2006-12-19 충청타임즈
왜냐하면 23일은 바로 정화씨 친정어머니 생신이거든요.
사는 것이 그리 넉넉지 않은 정화씨는 올핸 직접 뜨개질한 털스웨터를 선물하려고 했었는데, 며칠 전 전화한 언니 때문에 현금을 내기로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정화씨는 몰랐는데 언니 말에 의하면 이젠 친정어머니도 틀니가 있어야 제대로 진지를 드실 수 있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정화씨는 마침 전날 8살 아이 앞니를 뽑아주며, 새 이가 언제쯤 나오나 한참 아이입안을 쳐다보았는데. 기분이 참 묘했습니다.
아! 그러니까 생각나는 것이 있었습니다. 지난 번 고기를 사갔을 때 "얘 지우 에미야. 낸 이제 고기. 아니 아니다"라며 말끝을 흐리던 친정어머니의 모습이었습니다.
오늘따라 정화씨는 자꾸만 가슴 한 구석이 아릿해져 옴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직도 정화씨는 어렸을 적 생밤이나 호도를 입으로 딱 하고 자르던 어머니의 모습이 눈앞에 선합니다. 그리고 더 어렸을 때는 어머니 칫솔로 정화씨의 이를 닦아주던 기억도 생생합니다. 아! 세월은 참 많이도 흘렀고, 지금도 보이지 않게 흐르고 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