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모칸천

타임즈의 시 읽는 세상

2016-01-20     연지민 기자

오 탁 번

개다리 소반의
개다리처럼
낙낙한 걸음으로
오시게나

落木寒天
아득한 西域길을
眞身舍利
받들고

낭모칸천 낭모칸천
목쉰 木鐸
두드리며
오시게나


# 폭설이 내리면서 세상은 온통 하얘졌습니다. 속도의 경쟁도 이런 날은 무의미합니다. 나뭇잎 다 떨어진 나무가 묵묵히 눈으로 뒤덮여 있는 것을 보니 구도자가 따로 없습니다. 아득한 서역 길을 돌아 진신사리 받들고 오는 겨울의 고요. 백지로 되돌리는 잠깐의 쉼표야말로 자연의 큰 선물입니다. 낙낙한 마음으로 세상을 관미해도 좋은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