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구슬 목걸이 꼬리 겨우살이

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2015-12-30     우래제 교사 <청주원봉중학교>

꽃이 없는 겨울. 게으름 피우기 딱 좋은 시기이다. 꼭두새벽에 꼬리 겨우살이를 만나러 떠났다. 고산지대에 1500여 개체만 남은 희귀종이라는데 꼬리 겨우살이는 어떤 놈일까?

대부분 식물은 햇빛을 받아 스스로 양분을 만들어 살아간다. 그런데 일부의 식물은 광합성을 하지 못해 다른 생물이 만든 영양을 빼앗아 먹고사는데 이들이 기생식물이다. 겨우살이는 스스로 광합성을 하면서 숙주로부터 부족한 물과 양분을 얻고 사는 반기생식물이다.

겨우살이는 ‘겨울’과 ‘살이’라는 말이 합쳐 ‘ㄹ’이 탈락해서 생긴 이름이다. 푸른 잎을 달고 겨울을 난다 하여 생긴 이름이다. 깊은 산에 키가 큰 참나무, 물오리나무, 밤나무, 자작나무 가지 위에 붙어산다. 이른 봄에 암꽃과 수꽃이 따로 피어 늦가을에 열매를 맺는다. 먹이가 부족한 눈 덮인 산에서 둥글고 과육이 잘 발달한 겨우살이 열매는, 산새들에게는 맛있는 먹잇감으로 보인다.

그러나 껍질 속에 투명한 과육은 매우 끈적끈적하다. 때문에 새는 열매를 쉽게 삼키지 못하고 과육을 떼어내려고 나뭇가지에 부리를 비벼대는데 이때 씨가 나뭇가지에 붙게 된다. 어쩌다 새에게 먹힌 씨는 새의 똥을 통해 다른 나무에 옮겨진다. 이렇게 씨는 새에 의해 옮겨져 새로운 자리에서 새싹을 틔운다. 그래서 겨우살이는 대부분 새가 앉을 만한 높은 가지에서 달려 자라는 것이다.

겨우살이는 연녹색의 열매가 달리는데 이와 달리 붉은색으로 익는 것을 붉은 겨우살이라고 한다. 겨우살이와 사촌쯤 되고 노란 열매가 구슬 목걸이처럼 주렁주렁 매달린 것이 꼬리 겨우살이다.

꼬리 겨우살이는 겨우살이와 달리 양성화이고 겨울에 잎이 다 떨어져 노란 열매가 꽃처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남부지방의 동백나무, 감탕나무등에 기생하는 동백나무겨우살이는 잎이 퇴화되어 작다. 보통 참나무에 달린 겨우살이를 참나무겨우살이라고도 하나 이는 잘못된 이름이다.

제주도의 구실잣나무, 동백나무, 육박나무, 생달나무, 참나무 등에 기생하는 식물이 참나무겨우살이인데 이는 멸종위기종이다. 보리밥 열매 모양으로 상상기생이라고 하는 뽕나무겨우살이는 거의 보기가 어려운 상태이다. 깊은 산 소나무, 가문비나무 등 침엽수에 기생하여 소나무겨우살이라고도 하는 송라는 지의류 기생식물이다.

망원렌즈가 없어 눈도장만 콱 찍고 내려오는 길에 들린 간이식당 주인의 말. 며칠 자리를 비웠더니 주변에 많던 꼬리 겨우살이가 싹 없어졌단다. 누군가 암 치료, 고혈압, 당뇨, 심장병 등에 쓴다고 따버린 것이다. 높은데 있는 그놈을 어떻게 땄을까? 떨어져 다치지는 않았을까? 새 둥지만한 크기가 되려면 30년 정도 걸리는데 마구잡이로 채취하다 멸종위기에 처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