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마을

목 장 갑

2006-11-23     충청타임즈
안 성 길 시인 <시마을 회원>

진종일 철근 구부리며

맞서던 관절마다 녹내처럼 뜨겁게 삭아

비로소 겨울비 안아 들이는 몸뚱어리

숨구멍이란 숨구멍은 더운 김발 말아 올리고

쇠고래 힘줄 같았던

목줄마저 풀어져

공사장 물웅덩이 물떼새처럼 거니는

목장갑 한 짝

오래 전 마산 시외버스주차장 부근

양가 상견례 오신 어머니

한평생 국밥에 넣을 쇠고기 장만하느라

짐승 수족 같던 그 손

따습게 덮어주던



목장갑

삭을 대로 삭아서 아름다운 것이

어디 저것뿐이겠습니까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