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나무

타임즈의 시 읽는 세상

2015-11-04     연지민 기자

김 선 우

 


꽃이 지고
누운 꽃은 말이 없고

딱 한 마리 멧새가
몸을 튕겨가는 딱 그만한 천지

하늘 겹겹 분분하다
낮눈처럼 그렇게

꽃이 눕고
누운 꽃이

일생에 단 한 번
자기의 밑을 올려다본다



 

# 낙엽이 꽃처럼 내려앉습니다. 꽃이 그렇듯 바닥에 누운 낙엽은 말이 없습니다. 한 생을 살아오는 동안 자기가 살아온 자리를 올려다보는 것은 이때가 처음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떨어진 잎만 보아도 그 나무를 알 수 있습니다. 삶의 흔적도 이리 자명한 일임을 자연에서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