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며 피는 꽃

시 읽는 세상

2015-10-21     연지민 기자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 흔들림 속에 꽃은 피어납니다. 흔들리며 흔들리며 자신을 찾아가는 길이 꽃으로 피어납니다. 한 생이 꽃으로 피어나기까지 인고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고, 젖지 않고 피는 꽃이 향기로울 리 없습니다. 그렇게 핀 빛나는 꽃의 시간을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