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꽃에도 가시가 있다

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2015-07-22     우래제 교사 <청주원봉중학교>

요즘 샘나(전자현미경연구회)의 ‘문학과 꽃’이라는 AT-캠프 연수에 참여하고 있다. 강사로 나온 C 연구사가 장미 이야기를 하다 느닷없이 질문을 해댄다. “장미 가시는 무엇이 변해서 된 것인가요?”

정말 식물의 가시는 왜 달려 있을까? 무엇이 변해서 된 것일까?

식물의 여러 기관이 변해서 생긴 날카로운 돌기로 끝이 뾰족하고 딱딱해진 것을 가시라고 한다. 식물의 가시는 어떤 조직이 변하여 되었는가에 따라 구분한다. 잎이나 작은 턱잎(탁엽)이 변한 가시를 엽침이라고 한다. 매자나무의 가시는 잎이 변한 것이고 아까시나무의 가시는 턱잎(탁엽)이 변한 것으로 탁엽침이라고도 한다. 시골 울타리에 자라는 골담초는 잎몸과 턱잎 모두가 가시로 변한 것이다. 장미, 두릅나무, 산딸기의 가시는 나무껍질이 변해서 된 것으로 피침이라고 한다. 탱자나무, 갈매나무, 석류나무, 산사나무 등의 가시는 가지나 줄기가 변한 경침이다.

그러면 이들을 어떻게 구별할까?

우선 가시를 잡아떼어보자. 살짝 잡아떼었을 때 깔끔하게 잘 떨어지는 것은 잎과 수피가 변한 엽침과 피침이다. 가지가 변한 경침은 잘 떨어지지 않고 나무줄기까지 함께 붙어서 떨어진다. 또 엽침은 잎의 배열처럼 마디에 규칙적으로 나 있지만, 피침은 불규칙하게 흩어져 달려 있다. 따라서 가시를 떼어서 쉽게 떨어지는가에 따라 경침을 구별해 낸 다음, 가시의 규칙성에 따라 규칙적인 것은 엽침, 불규칙한 것은 피침으로 구분하면 된다.

그러면 식물들은 왜 가시를 달고 있을까? 여러 가지 식물 중에서 잎이나 줄기가 연하고 독이 없는 식물들에게는 특별한 방어 수단이 없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가시이다.

가시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역할이고 다음으로 수분 조절의 역할이다. 보호 본능에 의해 생기는 가시는 환경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자연 상태에서 가시가 적거나 없던 식물을 사람이 재배하거나 가지치기를 자주 하면 보호본능이 발동하여 가시가 아주 많이 만들어진다. 선인장의 가시는 잎이 변한 것으로 두 가지 역할을 한다. 우선 자신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또 수분이 충분한 경우 잎을 내어 광합성을 활발하게 하고, 가뭄이 되면 잎을 가시로 바꾸어 증산작용을 최대한 억제하고 공기 중의 수분을 흡수하여 수분 조절의 역할도 맡고 있다. 또 가시를 모두 제거했을 때 선인장의 온도가 10℃ 정도 높아지는 것으로 보아 체온 조절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식물의 가시 속에도 무한한 식물들의 생존전략이 숨어 있다. 지나다니며 식물의 가시를 살펴보자. 이놈은 무엇이 변해서 된 가시일까? 하나쯤 떼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