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사 동종 되살린 명장 원광식씨

"성덕대왕 신종 재현도 반드시 이룰 것"

2006-11-01     박병모 기자
지난해 4월 대형산불로 인해 녹아버린 낙산사 보물 479호 동종(銅鐘)이 주철장 무형문화재 원광식씨(64·사진)에 의해 복원됐다.

주철장 원씨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자동차 정비일을 배우기도 했지만, 적성에 맡지않아 21세가 되던 해 8촌 형 원국진씨가 운영하던 '성종사' 종 만드는 작업장에 들어갔다. 당시 성종사는 주로 교회와 학교 종을 제작했다.

선배들로부터 매를 맞아가며 배웠던 기술이 한창 무르익어 갈 무렵 1969년 원씨에게 첫 시련이 찾아왔다.

1000도가 넘는 용광로에서 쇳물이 튀어 한쪽 눈을 잃었다.

한쪽 눈을 잃은 뒤 성종사를 떠나 농사를 짓는 등 방황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으나 종과의 인연을 못 끊고, 머리를 삭발하고 수덕사에 들어가 대웅전이 보이는 한 구석에 주물공장을 세운 뒤 3년여를 보낸 끝에 '종소리가 30리를 간다'는 수덕사의 종을 완성했다.

원씨는 지난 2000년 '대한민국 명장'의 호칭을 얻었고, 이듬해 중요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로 지정됐다. 원씨는 또 지난해 9월 진천군 종 박물관에 종 157점을 무상 기증했다.

중요무형문화재 원광식씨는 현재 진천군 덕산면 합목리 7000여평의 대지에 50여톤이 넘는 종을 제작할 수 있는 최신 용해설비와 주조시설을 갖추고 있다.

한편, 무형문화재 원광식씨는 "남은 인생은 신라, 고려의 종을 복원하는데 바칠 것"이라며 "성덕대왕 신종 재현의 꿈도 반드시 이룰 것"이라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