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시 읽는 세상

2015-03-18     연지민 기자

이수복
 
이 비 그치면
내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푸르른 보리밭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어라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시새워 벙글어질 고운 꽃밭 속
처녀애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과 같이
땅에서 또 아지랭이 타오르것다.
 
※ 생명의 아우성이 가득한 대지의 봄. 꽃이 피려 땅이 꿈틀대고 고요했던 나무도 바람을 탑니다. 봄을 뚫고 나올 생명의 소리는 아직 어수선합니다. 저 와글대는 대지의 생동에 봄비가 차분히 내려앉습니다. 앞다투어 피어오를 꽃의 향연을 위해 이 비는 오늘 밤, 대지 가득 마법을 걸어놓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