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있는마을

흐린 오후에는 너에게로 가고 싶다

2006-10-25     충청타임즈
김 춘 경<한국문인협·대전문인협 회원>

나지막이 한(恨)을 파고드는 저음의 선율이
얼어붙은 흙더미에 비치는 한줄기 햇살처럼
조용히 영혼을 깨워 심금을 울린다
그리운 이가 보고픈 시각(時刻).

어디라도 누구라도 좋다
빛 고운 선율 따라 함께 가슴을 나눌 수 있다면
배고픈 자의 허기를 달래 듯
말라 가는 영혼들을 달랠 수 있을 테니

우리는 죽어 무엇이 될 수 있을까
흔적도 없이 사라져 허공조차 맴돌지 못할
가여운 인생들
다시 태어나 꽃 한 송이라도 피워 낼 수 있을 지

흐린 오후에는 너에게로 가고 싶다
슬픔 하나 기쁨 하나 챙겨 들고
무작정 달려가 구슬픈 선율로 껴안고 싶다
보고픈 이가 사무치게 그리운 이 시각(時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