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위로 하는 날

시 읽는 세상

2014-11-26     연지민 기자

이해인
 
나를 위로 하는 날
가끔은 아주 가끔은
내가 나를 위로할 필요가 있네
 
큰일 아닌 데도 세상이
끝난 것 같은 죽음을 맛볼 때
남에겐 채 드러나지 않은 나의 허물과
약점들이 나를 잠 못 들게 하고
 
누구에게도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은
부끄러움에 문 닫고 숨고 싶을 때
괜찮아 괜찮아, 힘을 내라구
이제부터 잘 하면 되잖아
 
조금은 계면쩍지만 내가 나를 위로하며
조용히 거울 앞에 설 때가 있네
 
내가 나에게 조금 더 따뜻하고
너그러워지는 동그란 마음,
활짝 웃어주는 마음
남에게 주기 전에 내가 나에게
먼저 주는 위로의 선물이라네
 
※ 오늘 아침 ‘목표가 있는 한 열등감이 생긴다’는 글귀가 가슴에 와 닿습니다. 달라지고 높아지는 인생의 목표를 다 이루는 사람이 없기에, 말은 큰 위로가 됩니다. 어깨가 움츠러들 때마다 나를 위한 따뜻한 위로를 건네보세요. 불변의 태양도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