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시 읽는 세상

2014-04-30     연지민 기자
오세영

어떻게 하라는 말씀입니까.
부신 초록으로 두 눈 머는데
진한 향기로 숨막히는데

마약처럼 황홀하게 타오르는
육신을 붙들고
나는 어떻게 하라는 말씀입니까.

아아, 살아있는 것도 죄스러운
푸르디푸른 이 봄날,
그리움에 지친 장미는
끝내 가시를 품었습니다.

먼 하늘가에 서서 당신은
자꾸만 손짓을 하고



※ 오월입니다. 다시 오월이지만 눈부신 초록은 물기에 젖었습니다. 유난히 청명한 오월의 하늘은 바람과 햇살을 내어 물기를 말려줍니다. 맑을수록 맑아서 아픈, 푸르러서 더 시린 하루하루를 보내며 못다 한 어른들의 책무를 뼈아프게 새겨둡니다. 삭히지 못하는 돌덩이 하나 가슴에 품어두고 끝내 오늘을 잊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