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사색 갈피마다 행복
이효순 다섯번째 수필집 '닭고기가 간다' 출간
2013-10-01 연지민 기자
일상의 일들에서 사색을 담아낸 글편들은 모두 4부로 구성해 수록했다. 본문은 ‘1부 5000원의 행복, 2부 조팝꽃 피는 언덕, 3부 닭고기 간다, 4부 낙엽을 밟으며’로 돼 있다. 행복은 소소한 일상에서 출발한다.
“퇴근 길에 꽃집에서 프리지어 한 단을 샀다. 강추위로 꽃값이 많이 올라 아주 작은 단 하나가 육천원이다. 주인은 단골이라 천원을 빼주어 오천원에 샀다. 식탁 꽃병에 꽂아 놓으니 생기가 돈다. 겨울이지만 봄을 느낄 수 있었다"” - 오천원의 행복 중에서
“초록 사이를 걸으며 아침이면 출근하여 작은 천사들과 함께 생활하는 일터가 있음에 감사한다. 초록처럼 싱그럽고 깨끗한 그들을 생각하면 새 힘이 솟는다" -조팝꽃 피는 언덕 중에서
“친정엘 갔다. 마당에는 집에서 기르는 토종 닭 몇 마리가 꼬꼬댁 거리며 돌아다녔다. 방안 창문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네 살된 막내는 신기한 눈으로 닭고기 간다라고 손가락으로 닭을 가리키며 큰 소리로 말했다"”
- 닭고기 간다 중에서
꽃을 받아든 마음에서, 꼬마 천사들과 만나는 일터에서 느끼는 행복은 소박하게 살아온 삶의 시간으로 전해진다. 또 이북이 고향인 어머니와 외가가 없어 가슴에 품고 있는 그리움, 손자의 천진한 말 한마디에서 얻는 웃음꽃 등 가족에 대한 사랑도 갈피마다 새겨 있다.
이효순 수필가는 “교단의 텃밭에서 삶을 가꾼지 서른 일곱 살이 됐다. 아기들의 웃음 속에 행복을 찾고 그 맑은 눈망울에 내 마음을 담았다”면서 “내 빛이 바래질 수록 그 눈동자는 초롱초롱 빛났고 사랑이 더 진해졌다”고 말했다.
이효순 수필가는 청주 덕성유치원 원장으로 재직하다 지난 8월 퇴직했다. 충북 청주 출생으로 2006년 한국수필에 ‘석곡의 은은한 향기속에’란 글로 등단했다. 현재 한국수필작가회, 충북수필, 청주문협, 충북여성문협, 푸른솔문학회, 한국편지가족 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