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세상

2013-05-29     연지민 기자
손택수

점 하나를 공중에 찍어 놓았다 점자라도 박듯 꾸욱
눌러 놓았다  
 

날개짓도 없다.
한동안.
꿈쩍도 않는.


 
비가 몰려오는가 머언 북쪽 하늘에서 진눈깨비
소식이라도 있는가  
 

깃털을 흔들고 가는 바람을 읽고 구름을 읽는
골똘한 저.
한 점
 

속으로 온 하늘이 빨려 들어가고 있다



※ 가득 찼을 때보다 비어있을 때가 더 저릿하다. 비움이 주는 쓸쓸함일 수도 있고, 망연해지는 생각때문일 수도 있다. 생명을 가진 존재가 문득 견고해져 보일 때도 마찬가지다. 작은 몸짓의 새가 광활한 하늘에 점으로 찍힐 때 새는 우주의 출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