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숟가락 흙 속에

시 읽는 세상

2013-04-17     연지민 기자

정현종

한 숟가락 흙 속에
미생물이 1억5천만마리래!

왜 아니겠는가, 흙 한 술,
삼천대천세계가 거기인 것을!
 

알겠네 내가 더러 개미도 밟으며 흙길을 갈 때
발바닥에 기막히게 오는 그 탄력이 실은
수십억마리 미생물이 밀어올리는
바로 그 힘이었다는걸!



※ 움츠렸던 어깨를 펴듯 봄의 들녘이 바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농부는 흙을 갈아 엎고, 퇴비를 뿌리고, 땅을 돋워 모종을 준비합니다. 이제 벌겋게 드러나는 땅의 속살에 정직한 농부의 땀이 올려지면 햇살과 비, 바람과 숱한 생물들이 자연이란 이름으로 농사를 지을 것입니다. 보이지 않는 수많은 생물이 봄을 밀어 올리듯, 농부의 손길을 어루만지는 자연의 조화가 대지에서 시작되는. 그래서 땅은 세상에서 가장 정직한 일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