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율 하락과 우리 수출기업의 대응

특별기고

2013-02-26     박주천 <한국무역협회 충북지역본부장>
박주천 <한국무역협회 충북지역본부장>

계사년 새 해가 밝은지도 두 달이 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 및 유럽 재정위기 등 불확실한 대외 여건 속에서도 2년 연속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한 우리 무역호는 각국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2013년에도 큰 풍랑 없이 순항 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그런데 작년 하반기부터 원/달러 환율이 급속하게 하락하며 우리 수출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원화 절상은 미국, 일본, EU 등 주요국 양적완화 조치에 따른 유동성 확대와 우리 경제의 양호한 펀더멘털 등에 기인하여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12년 6월 말 달러 당 1,163.6원을 기록한 원/달러 환율은 그 이후 급속하게 하락하여 2013년 1월 말 1,066.5원으로 8.3% 하락하였다. 또한 원/달러 환율이 급속하게 하락하는 것과 반대로, 동기간 엔/달러 환율은 12.3% 상승하며 일본 제품과 경쟁하는 우리 수출 기업에 큰 위험이 되고 있다. 물론 원화 강세는 주요 원자재 수입 가격 하락 등 물가 안정, 내수 활성화 등의 긍정적인 요인도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최근 상황과 같은 빠른 속도의 절상은 정부 가계 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충분히 대비하고 준비할 시간적 여유를 부족하게 만들어 경제 전반에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최근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급격한 원화절상 및 엔화 약세에 따라 전체 응답 기업 중 45% 가까운 수출 중소기업들은 수출상담계약에 차질을 빚었으며, 채산성 악화에 따라 20%에 달하는 업체 또한 수출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 상위 100대 품목(HS 6단위 기준) 중 약 50%가 일본의 수출 상위 100대 품목과 중복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중 우리 충북 지역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화학공업제품, 자동차부품 등도 포함되어 있어 우리 도내 기업의 특별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고 보여진다.

이토록 단기간 내 원화 강세가 두드러진 것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주요 선진국들의 양적완화라는 대외적 요인과 국내 경상수지의 지속적인 흑자 및 신용등급 상향 조정 등의 대내적 요인이 겹친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 ECB(유럽 중앙은행)의 단기 국채매입,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3차, 4차 양적완화, 일본 중앙은행의 무제한 금융완화 등으로 풍부해진 글로벌 유동성 자금이 지속적으로 국내로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무디스, 피치, S&P 3개사 모두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연이어 상향하여 저평가 정도가 심했던 원화에 대한 투자 가치가 한층 부각된 점 또한 매입 수요가 확대되는 방향으로 시장 심리를 이끌고 있다.

이러한 원화 강세 기조는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 등 세계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우리나라 자산에 대한 외국인들의 선호도 당분간 지속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 수출업계는 환변동보험 가입, 결제통화 다양화 등 적극적 환위험관리 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 품질경쟁력 상승을 통한 체질 개선에 힘써야 할 것이다. 또한 환율 변동에 대한 중소 수출기업의 대응능력이 크게 취약한 만큼 정책 당국의 해외마케팅 지원, 세제혜택, 안정적 환율 운용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되어지는 바이다.